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는 제46회 대통령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가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강원도 영월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졌다. 대회 성격에 따라 여느 대회와는 달리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그러나 아직도 이기고 있는 선수가 우세를 지키기 위해 도망 다니는 행태가 여전해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태권도는 올림픽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많이 따는 종목이지만 경기는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꿔놓기 위해서는 종료 버튼이 울릴 때까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기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은 아직 거리가 멀다.

이기고 있는 선수가 도망 다니기 시작하는 시점은 대략 3회전 1분이 지나면서부터. 점수 차이가 많을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빈발한다. 때문에 3회전 남은 1분은 지고 있는 선수에게나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짜증나는 시간이다.

물론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의 목표는 승리요 우승이다. 선수도 지도자도 남은 시간 도망을 다니든 공격을 하든 이기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룰이 있으니 금지행위를 할 경우 그에 대한 벌칙을 받으면 그만이다. 또 룰과 시간을 잘 이용해 도망 다니면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되면 지도자로서도 선수에게 무조건 공격을 지시할 수 없다. 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해결책은 태권도 경기단체의 규칙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대한태권도협회(KTA)도 이기고 있는 선수가 도망 다니며 시간을 끌기 위한 행위를 못하게 할 방안으로 차등점수제 도입, 벌칙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면서도 아무리 새로운 룰을 내놓아도 선수와 지도자들은 그 룰을 역이용, 또는 악용할 방법을 찾아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이기고 있는 선수가 등을 보이고 도망 다니다가 전광판에 부딪치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들이 정말 관중에게 짜증나게 하고 결국 태권도와 멀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규칙을 더욱 강화해 마지막 3회전 1분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더 강한 제재로 정상적인 경기가 진행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고의적인 금지행위에 대해서는 누진제를 적용, 벌칙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나 지도자 역시 관중들이 도망 다니는 경기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도망 다니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어 기술, 역습 기술을 개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태권도가 살아야 선수도 지도자도 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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