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말 북인천중학교 태권도 훈련장 열기도 더욱 뜨거웠다. 태권도부 전용 훈련장에 에어컨이 풀가동되고 있었지만 선수들은 이미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신동해 교장

훈련이 한창일 때 모처럼 신동해 교장이 선수들을 찾았다. 선수들은 일제히 운동을 멈추고 깍듯하게 인사했다. 지난해 부임한 신 교장은 오랜 교직생활 중 태권도부와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 그런데 1년간 태권도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크게 만족스러워하는 눈치다.

“1년 동안 태권도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모범적이고 학교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지원이 크게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짧은 한마디에서도 태권도부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묻어났다.  

이날 신 교장은 선수들에게 “운동선수는 어쩔 수 없이 기록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러분도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내기 바란다. 또 11년 역사를 바탕으로 각자 역할에 충실해서 앞으로도 오랜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말을 남기고 훈련장을 떠났다.

북인천중 태권도부는 2000년 창단됐다. 박정호(36) 코치가 선수 6명으로 팀을 만들었고, 지금은 남녀 총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창단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2~3명씩 매년 소년체전 대표로 선발되고 있다. 올해는 정은선(3학년, 플라이급)과 정희선(2학년, 밴텀급) 자매가 나란히 인천 대표가 돼 지역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중학교 팀으로는 드물게 청소년국가대표도 두 명이나 배출했다. 지금 안산시청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유민이 2005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08년에는 전승희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었다.   

2000년부터 줄곧 홀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 코치는 지금의 제자들처럼 청소년 시절부터 인천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같은 지역과 환경을 이미 경험한 선배라서 그럴까? 박 코치는 당장 눈앞의 성적보다는 미래에 치중하는 교육을 실시한다.

가장 우선시하는 교육은 인성. 신 교장을 비롯한 여러 교사들도 이구동성으로 태권도 선수들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릴 만큼 선수들의 품행은 모범적이다. 

두 번째로는 체력과 기본기 교육이다. 일부 지도자들은 대회가 많고 당장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기본기를 가르칠 환경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늘어놓기도 하지만 박 코치의 생각은 다르다. 선수생활을 짧게 할 것이 아니라면 잔기술보다는 기본기 교육이 선행돼야 하고 그런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마지막 과정이 바로 중학교라는 생각이다.

“인성과 기본기. 두 가지만큼은 우리 아이들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도록 가르치고 싶습니다.” 

11년 간 한 곳에서 묵묵히 제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 코치의 바른 생각과 판단으로 북인천중학교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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