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주택가 밀집지역. 초 ㆍ 중 ㆍ 고등학교가 근거리에 모여 있고, 상권도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잘 정돈된 강남이나 신도시 아파트촌과 다른 강북 주택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큰길에서 구불구불 좁은 도로를 따라 들어가니 국가대표태권도장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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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경란 관장 | ||
당연히 이 도장에서는 품새를 체계적으로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 스스로 이론과 실기 전반에 걸친 수련을 해온 오 관장은 도장을 찾는 수련생들에게 품새의 원리부터 차근차근 습득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
모든 관장들이 그렇듯이 오 관장은 제자들의 태권도 실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개관한 지 아직 채 1년이 안 되었지만 벌써 대회에도 출전했다. 지난 6월 태사모(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회에 11명이 출전해 대부분 메달을 따내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오 관장의 소문을 듣고 품새 지도를 받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온 수련생도 적지 않다. 오후 8시부터 시작되는 중?고등부 수련을 지켜보니 전국규모대회 상위그룹에 속할 만큼 숙련된 선수들이 많아 조만간 이곳에서 주니어 국가대표가 나오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국가대표 출신 여자 관장에 대해 수련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지난해 공개심사에서는 오 관장이 직접 고려와 천권을 펼쳐 보이는 깜짝 이벤트도 연출했다. 매일 가르치기만 하던 관장이 숙련된 솜씨로 품새 동작을 이어나가자 어린 수련생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학부모들의 반응이 궁금해 물었더니 오 관장은 “당시에는 학부모들의 큰 반응이 없었는데, 1년이 다 돼가는 요즘 가끔 부모님들이 그때의 품새를 언급하시곤 합니다” 라며 수줍게 웃는다.
다른 도장처럼 이 도장에서도 2개월에 한 번씩 공개심사가 이뤄진다. 그런데 심사는 시험이라는 개념보다 즐거움이 넘치는 도장의 잔치 성격이 더 강하다. “제가 이 도장을 인수하기 전에 이 도장에서는 공개심사가 없었던가 봅니다. 모두들 공개심사를 모르고 있었고, 그리 긍정적이지도 않았죠. 그런데 지금은 공개심사가 아주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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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서울이지만 마치 시골처럼 순수한 사람들이 사는 곳 같아요.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모두 정이 넘쳐납니다. 부모님들은 저의 교육방침에 대해 신뢰해주고, 아이들은 강도 높은 수련도 잘 견뎌냅니다. 이곳에서의 태권도 지도가 참 행복합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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