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품새선수권대회를 나흘 앞둔 지난달 25일 라릿(왼쪽)이 허승재 관장으로부터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

그러다가 처음 무술을 시작한 것이 1981년. 스무 살이 되어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서 그렇게 갈망했던 무술도장을 찾았다. 그런데 그가 찾아간 도장은 이소룡의 무술이 아닌 태권도장이었다.

“당시 여러 가지 무술도장이 있었지만 나를 가장 매료시킨 것은 태권도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태권도 수련이 벌써 30년을 넘겼습니다.”

Indian Oversea Bank에서 근무했던 그는 취미라고 하기엔 과할 정도로 20~30대에 태권도 수련에 빠졌고, 겨루기 선수로도 꾸준히 활동해 인도의 굵직한 전국규모대회 입상 전적이 수두룩하다. 늦게까지 선수로 뛰어 33세에 인도에서 가장 큰 대회에 속하는 인도선수권대회(India National Championship) 금메달을 획득했다.

젊은 시절 겨루기 선수로 활동하던 그가 요즘은 품새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최근 수년간 품새 수련에 매진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제5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입상은 못했지만 복식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기량을 겨뤘다는 사실에 눈물겹도록 감동했다.

라릿은 올해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대회 시작 3주 전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품새 심판교육에서 인연을 맺은 허승재 관장에게 마지막 집중 교육을 받기 위해서였다. 허 관장도 라릿의 지도 요청을 흔쾌히 승낙했다.

허 관장은 “한국 선수들보다 태권도 실력은 낮았지만 열정은 세계 최고라는 것을 이미 지난해 인도에서 알게 됐다. 라릿은 곧 세계 최고의 품새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라릿은 한국 전지훈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허 관장의 도장 아름찬코리아에서 품새 훈련을 하면서 한국체대, 용인대도 방문해 품새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꼈고 성취를 위한 더욱 강한 갈망을 갖게 되었다.

또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당장의 세계선수권대회 입상보다 더 큰 꿈을 품게 되었다. 한국에서의 수련,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경험을 통해 터득한 태권도 품새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아직도 수준이 많이 뒤떨어지는 인도에 널리 전하고 올바른 품새문화를 확립해 보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인도의 품새 수준은 아직 턱없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배워서 인도에 품새문화를 제대로 보급할 수 있는 씨앗이 되고 싶습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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