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학교총장기대회 여자개인전 초등고학년부 결승전에 진출한 신비한(부천 송일초 5년). 꽉 다문 입술이 무척이나 다부져 보인다. 그러나 결승전이 끝나고 올해 첫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스릴과 감동과 잠시, 이내 친구들과 천진난만하게 장난치는 모습이 여느 꼬맹이들과 다를 바 없다.

꿈나무 신비한 가족. (뒷줄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아버지 신상용 씨, 어머니 이미숙 씨, 남동생 승환, 신비한, 남동생 영환.

여섯 살 때 처음 태권도를 시작해 지금은 청지회 소속 경희대 광명 태권도장에서 국기원 품새 실기강사인 노형준 사범으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지난해 크고 작은 품새 대회에서 7차례 연속으로 우승할 정도로 또래들 사이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뽐내왔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가며 6학년 언니들과 겨루면서 잠시 주춤. 이번 우석대총장기대회에서 개인 1위와 페어 2위, 단체전 3위에 오르며 비한이는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학년부에서 처음 1위에 오른 소감을 묻자 “대회에 나가서 떨어지기도 많이 하고, 1등도 많이 해서 잘 모르겠어요” 라며 수줍게 대답한다. 바로 그때 옆에 있던 동생 영환(11)이 “누나 이번에 기말시험에서 수학도 백점 맞았는데…” 하며 끼어든다.

태권도뿐만 아니라 공부에도 열심이다. 거기에 더해 재즈댄스에도 발군의 소질을 보이고 있다고. 이번 달 재즈댄스대회에도 출전할 정도의 실력. 그러나 재즈댄스와 태권도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무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태권도 선수를 하고 싶다고 대답한다.

비한이의 장점은 무엇보다 강한 승부근성. 노형준 사범은 “자질도 충분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품새선수로의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이 비한이의 가장 큰 힘이다. 아직은 성장기다보니 근력운동보다는 자연스러운 몸의 흐름을 익히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동작에 있어서 힘의 ‘끝점’만 강화한다면 차세대 품새 기대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자랑한다.

비한이의 가장 강력한 원군은 매 대회에 함께하는 아버지 신상용(38) 씨와 어머니 이미숙(37) 씨, 그리고 두 남동생, 영환(11)과 승환(8)이다. 맞벌이부부지만 어김없이 온 가족이 대회장에 함께 출동한다. 대회가 끝나면 경기장 바깥 잔디밭에서 마치 소풍이라도 온 듯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더욱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아버지 신상용 씨가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딸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비한이는 내년부터 동생 영환이와 함께 페어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페어전 파트너가 내년이면 중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동생과의 페어전 출전에도 비한이는 야무지 목표를 세우고 있다. 페어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는 것. “누나 운동 짱 잘해요” 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동상 영환. 과연 남매가 그런 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더욱 기대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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