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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열면] 동양적 무도 이론 정립하자
  • 이경명 본지 전문위원(태권도문화연구소장)
  • 승인 2005.12.26 00:00
  • 호수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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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내려오는 지정학적인 두 축의 구분은 뭐니 해도 동양과 서양이다. 동양이 무예〔무도〕라면 서양은 스포츠 개념이다. 수많은 종(種) 가운데 동양에서 유래한 태권도와 유도, 두 종목이 서양 편중화의 범위 속에서도 당당히 올림픽경기종목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지난 7월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17차 IOC 총회에서 가라테가 2012 올림픽 정식종목 입성을 시도하다 탈락됐다. 차후 우슈 등 유사한 종목의 도전이 결코 없을 것이라는 속단을 누구도 할 수 없을 듯하다.

동양의 그것이 서양 스포츠 일색의 권역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까. 비록 태권도와 유사한 종목의 경쟁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은 우리들에게는 버거운 책임이 지워질 것이지만, 그런 과정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되레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태권도는 2000 시드니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한국의 스포츠 10대 강국 진입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그것을 일러 매스컴에서는 효자종목이라 말한다. 분명히 태권도는 그 같은 찬사를 받아도 좋을 듯하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하나도 이제껏 획득하지 못한 국가가 수두룩한 것을 상기해 보면 그 가치를 존숭하게 될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 고지의 벽은 태산만큼 높기만 하다.

서양체육이론 탈피할 시점

하지만 태권도 종목에서 이제 그 세의 판도가 점차 바뀌고 있는 것에 우리들의 고민이 있고, 그 외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태권도 경기가 관중들을 매료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태권도 학문화의 이론과 실기 면의 불균형이라는 지적이다.

앞의 것에 대한 인식과 시정을 하고자 하는 노력은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반해 뒤의 것, 즉 태권도 무도 학문화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대학의 교과과정을 보면 태권도 이론에 앞서 실기 위주의 교과목으로 편성돼 있다. 그렇다고 이론면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고 태권도 이론에 비해 서양체육이론이 지배적이다. 그 까닭은 도대체 뭘까?

태권도 등 무도의 발전 방향을 두고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새로운 커리큘럼(프로그램) 개발이 그 첫째라면, 무도의 전(全)분야에 걸쳐 동양의 철학적, 무도적 개념의 학문화, 즉 이론정립 둘째이다. 이 둘 중 선후를 논한다는 것은 무모할 듯하다.

동양적 개념 무도이론 세워야 

흔히 교육은 교과과정이 생명소라 하는데 무도의 생명은 신(新)이론적 바탕에서 몸과 마음의 닦음임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공자가 ‘도’를 배우기를 좋아하고 목숨을 걸고 이 ‘도’를 높인다고 하듯이 배움의 즐거움에 지족(知足)할 수 있고 무도에 뜻을 두고 무덕에 의지하고 무도의 마음에 의거하여 무예에서 노닐 수 있는 프로그램개발이 시급하다.

아직은 무예의 이론화가 서구에서 수입된 체육이론체계에 의존하고 있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제 학자들의 진지한 노력에 의해 “서양체육이론에서의 탈피, 즉 동양무도이론화”로 전환돼야 할 절박한 시점에 놓여 있다. 그 길만이 무도의 영원한 존속과 발전이 보장될 것이라는 소견이다.

대학교육 프로그램 개발 필요

그 방법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는 태권도 전공학과에 몸담고 있는 교수들의 몫이고 관련학회의 책임도 있기에 무도학자들의 각성과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의 동양적 개념의 무도이론이 서양으로 수출될 수 있을 때 발전은 희망적이고 서양인들이 무도학문을 배우려 한국을 찾게 될 것이다.

근간에 우리의 현실은 서구학자들에 의한 무도 전문서가 점차로 유입되고 있는 현상이다. 동양무도에 심취한 서구 학자들은 학구적 열의로 이론정립과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서가 국내학자들의 번역으로 발간되고 있는 현상은 예사롭지 않다. 반대로 국내의 전문가, 학자들에 의해 저술된 무도 전문서적이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건수(件數)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이제 국내적 현상을 넘어 국제화, 세계화에 눈을 돌려야할 시점이다. 동양의 무도, 즉 도는 만물의 근원을 함의하듯 무도의 본질적 철학에서 이론화, 기술체계화 등 학문화가 기대된다. 무(武)의 술(術) 즉 기술성, 도(道) 즉 수양성과 인격성의 수련환경에서 즐거움과 재미가 넘치는 예(藝) 즉 즐거움과 질 높은 삶의 경지로 뛰어넘을 수는 없는 걸까.

이경명 본지 전문위원(태권도문화연구소장)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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