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줄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우탁 교장, 송선미 교감, 한승엽 코치, 김병식 감독.

경기도 평택시의 송탄중학교 태권도부에 올해 경사가 났다. 지난 5월 경남 고성에서 열린 제40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여자 L-미들급 권예진(3학년)이 7년 만에 학교에 동메달을 안긴 것이다.

이우탁 교장은 “올해 제주평화기대회에서 예진이가 최우수선수로 뽑히며 많은 기대를 했다.  준결승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판정으로 아쉽게 동메달에 머물긴 했지만 송탄중학교로서는 7년 만에 나온 큰 경사다” 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송탄중학교는 1995년 평택에서 가장 먼저 생긴 공립학교. 태권도부는 2003년 방엉근 체육교사와 최광진 전 감독의 노력으로 창단되었다. 그 당시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전서연(현 용인대)은 2010년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동안 침체기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각종 전국대회와 도내 대회에서 다시 빛을 보이고 있는 송탄중 태권도부. 교육청의 부족한 예산 지원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비용을 스쿨뱅크로 편입해서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하는 회계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실내체육관 리모델링도 추진 중이다. 이번 달에는 전자동 전자호구도 구입하는 등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선수 모두가 힘을 모아 학교 태권도 발전의 토대를 쌓아가고 있다.

감독을 맡고 있는 김병식 체육부장은 “지난해부터 좋은 성적들이 나오기 시작해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인격과 소양을 다듬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 감독은 선수들의 운동이 다 끝날 때까지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운동이 다 끝나면 직접 종례를 진행한다.

전지훈련을 가면 인근 마트에서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김 감독의 몫. “아이들이 잘 먹고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보람 있다. 칭찬이든 꾸중이든 많은 대화를 통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태권도부 학생들이 학업과 운동에서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교사들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특히 영어를 담당하는 라진 교사는 매달 태권도부 학생들에게 별도로 100문장씩 과제를 내주고 학부모들이 직접 평가하게 하는 등 학생들에게 기본 소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도와주고 있다.

16명 선수들의 훈련을 담당하는 한승엽 코치(32)는 태권도 명문 풍생고와 용인대학교 선수출신. 3년 전부터 송탄중학교 지도를 맡고 있다. 또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도내 체육관을 돌아다니며 유망주들을 발굴하기도 한다.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다 보니 제자들의 기량 발전의 추이는 물론 개개인의 장단점과 가정 환경, 성격까지 꿰뚫고 있다. 올해 종별선수권대회 L-헤비급 1위에 오른 주장 박병열(3학년)은 묵묵한 노력파, 성실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학업성적이 항상 상위권에 있으면서 태권도 선수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상중(2학년), 자매가 함께 선수로 활동하며 서로 의지하고 있는 윤단비(3학년)와 슬비(1학년), 운동 센스가 뛰어난 데다 요즘 훈련에도 열심인 이정현(3학년), 멀리 광주에서 온 한정무(1학년), 송탄중학교 태권도부 선배로 사범 생활을 하는 형의 뒤를 이어 태권도에 뛰어든 김순겸(2학년), 그리고 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송탄중학교 태권도부 기대주로 우뚝 선 권예진… 한 코치에게는 모든 제자가 이미 마음속의 국가대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