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주 관장

목포시 석현동에 위치한 천하태권도스쿨에는 1품을 땄다고 수련을 그만두는 수련생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선수부를 육성하는 것도 아닌데 중ㆍ고등부 수련생들이 40여명에 이른다. 여자수련생 숫자도 만만치 않다. 1품만 따면 더 이상 태권도장에 나오지 않는 요즘의 도장 현실에서 보면 신기하다 할 정도.

장원주 관장(42)은 “7년 전 현재 위치로 도장을 옮기기 전부터 수련하던 제자들이 거리가 꽤 멀어졌는데도 이곳을 찾아와서 꾸준히 수련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꾸준한 인성교육이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얻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중고등 학생이 되어서도 도장을 떠나지 않고, 아무리 먼 거리라도 빠지지 않고 나와 수련하는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매달 자체적으로 단합회를 갖기도 한다.

장 관장의 강점은 성실함이다. 29세에 처음 도장을 개관하면서부터 지금 목포에서 으뜸가는 도장을 일구기까지 그의 성실함은 주변에서도 소문날 정도. 고등부 수련생들의 수련이 끝나고 도장을 정리한 후 집에 들어가면 보통 12시가 다된다. 아침마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생들까지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다. 주말이면 수련생들과 함께 축구교실도 열고 봉사활동, 취학아동의 학교적응 프로그램도 운영해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천하태권도스쿨의 주말 프로그램은 학부모들과 수련생들 모두에게 인기다. 장 관장은 현재 목포시와 전라남도 대표 축구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우수선수상을 받을 만큼 발군의 실력을 지녔다. 그러니 주말 축구교실은 수련생들의 앞다투어 참여하는 인기 프로그램. 목포애중복지재단 잔디구장에서 주말에 열리는 축구교실은 축구로만 끝나지도 않는다. 한 해 몇 차례씩 복지재단에 속해 있는 장애인들을 상대로 태권도 시범도 공연하고, 봉사활동도 펼쳐 수련생들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주고 있다.

목포애중복지재단에서 천하태권도스쿨 수련생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1박2일 합숙 역시 수련생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토요일 저녁에 모여 담력훈련을 실시하고 일요일 인근지역을 돌며 쓰레기를 청소한다. 당연히 주민들로부터 “역시 천하태권도장”이라는 칭찬을 듣는다.

천하태권도스쿨은 주의력이 산만한 아이들에게 집중력을 키워 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3-4년 꾸준히 수련하다 보면 몰라보게 좋아진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것도 높이 평가받는 장점이다. 도복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 승품이나 승단을 하게 되면 그에 맞는 도복을 도장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각종 행사나 주말 프로그램도 장 관장의 사비로 치러진다. 생일파티에도 학부모들이 부담할 것은 전혀 없다.

아파트 단지 내의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도장 안살림과 유치부 수련생들을 돌보고 있는 부인 김근희(38) 씨는 장 관장에 대해 “가장으로서 아쉬운 면은 없지 않지만, 태권도장 관장으로서 그 성실함에는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본인이 태권도장 관장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행복해 하니 어쩌겠느냐”며 자랑이 담긴 푸념을 늘어놓는다.  

천하태권도스쿨의 모토는 ‘오전에 열려있는 도장’이다. 아침이면 등하교 차량을 운행하는 것뿐 아니라 인근 대안학교 요셉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오전 태권도 수련 시간을 제공한다. 학부모들을 위한 태권도 무료 체험도 제공한다.

장 관장은 “더 많은 수련생들을 입관시키는 것보다 현재 있는 수련생들에게 좋은 지도를 받게 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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