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이 멀리 베트남 호치민시까지 가서 은밀히 열었던 국제심판 관리부정 사태 관련 상벌위원회의 결과를 뒤늦게 발표했다.

지난 1월 국제심판 관리부정 사태에 대해 문동후 WTF 사무총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28일 WTF는 보도자료를 통해 "사무처 직원 1명은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본인이 사표를 제출해 사표수리하고, 다른 사무처 직원 1명에게는 정직 3개월, 또 다른 직원 1명에게는 보직이동, 사무처 직원 2명에게는 경고조치, 국제심판 27명에게는 1년간 자격정지 조치가 내려졌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 금전적 손실을 끼친 사람들에게 책임소재를 따져 변상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WTF는 직원들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유 모 계장 사표수리, 김 모 계장 정직 3개월, 이 모 부장 보직이동, 박 모 부장과 유 모 부장은 경고조치됐다는 것이 공공연히 알려진 처벌 내용이다.

결국, 베트남 호치민시에서부터 무성하게 흘러나왔던 소문들이 발표 내용에서 대부분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따라서 소문들과 함께 제기됐던 형평성 문제, 특정인사 감싸기 등 갖가지 의혹들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앞으로도 이로 인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WTF가 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부정한 사실이 발견된 국제심판 27명에게 1년간 자격정지 조치를 내린 것은 이들에게 자격증을 발급한 WTF에게도 일단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자격취소가 아닌 자격정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추측된다.

WTF는 이번 상벌위 결과와 함께 국제심판제도개선위원회의 권고안도 발표했다. "현행 심판 연회비가 100달러, 70달러, 50달러로 차등화된 것을 2007년부터는 50달러로 단일화하고, 연회비 납부방식도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이용토록 해, 앞으로 심판 연회비 관련 부정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연회비 규정은 현재 '국제심판 관리규정'에 1급 100달러, 2급 70달러, 3급과 P급 50달러를 당해연도 12월말까지 WTF 사무처에 납부해야한다고 명기돼 있는 사항으로 내년부터는 50달러로 균일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국제심판들의 연회비, 교육비 등의 납부와 관련된 사고의 발생이 국제심판교육 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교육비와 연회비를 내려고 몰려들며 생기는 업무 혼란 탓으로 판단, 납부 창구를 총무부로 단일화하고 온라인으로 결제토록 해 문제 발생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으로 분석된다.

WTF는 이번 상벌위의 징계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로 소폭의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이상헌 경기부 부장을 마케팅부 부장으로, 유해민 심판부 부장을 경기부 부장으로 인사이동 하는 한편 김미리 심판부 직원을 마케팅부로, 이재욱 마케팅부 직원을 심판부로 각각 발령 했다.

조정원 WTF 총재는 이날 상벌위 결과 발표에 대해 "앞으로는 이번과 같은 사태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행정적, 인사적으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WTF는 상벌위 결과를 이번 주 중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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