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석 의장

런던 올림픽 세계예선대회 국가대표선발 예선대회가 열리고 있던 성남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윤 의장은 대표 성적부진과 관련, 사표 제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걸 왜 내가 책임지느냐? 외국 선수단의 기량 상승과 한국선수들의 기량 저하는 다른 문제다” 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라저스트 전자호구 적응 실패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서는 다소 엉뚱하게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다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인용하며 “라저스트 전자호구가 태권도 기술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국내 대회에서 그동안 라저스트 전자호구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종주국의 기술전문위 의장으로서의 선택이었다”며 자신의 입장을 옹호했다.

KTA 기술전문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가대표 선수선발과 양성, 그리고 기술 분석을 통한 한국선수단의 경기력 발전이다. 특히 대표선수 선발과 기술 수준의 향상, 주요 국제대회 경쟁국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대책 마련 등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역할에 비추어 본다면 태권도 기술 관련 제반 업무를 관장하는 부서의 수장으로서 책임이 전혀 없다는 주장 역시 동의를 얻기는 어려운 상황.

이에 대해 윤 의장은 “젊은 지도자들이야 나를 향해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50대 이상의 지도자들과 태권도인들은 나에게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 절대로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표를 내지는 않겠다. 다만 양 총장의 사표가 수리된다면 파트너로서 사표를 제출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의장의 이런 발언도 결국 차기 사무총장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없지 않다.

윤 의장은 결국 지난 25일 이승완 상임고문, 조영기 상임부회장과 함께 홍준표 회장에게 사표를 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표수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책임성 사표를 내지는 않겠다던 윤 의장이 사표 제출 후에도 과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자위할지, 궁금한 대목이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