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승 관장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용인대 현대태권도장을 찾은 것은 마침 체육관 차량운행을 위해 이용승(38) 관장이 자리를 비운 시간이었다. 상담실에서 이 관장을 기다리는 동안 다음 수련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수련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익숙한 듯 품새 동작을 연습하고 있었다. 태권도장을 방문할 때마다 쉬는 시간 어린 수련생들이 컴퓨터 게임기를 가지고 놀거나 공놀이를 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 관장이 동천동에 첫 도장을 개관한 것은 2005년 10월. 20대 때부터 사범생활을 하며 주말에는 레크레이션 강사로도 활동했던 그는 레크레이션과 각종 레포츠에 능해 도장 운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다.

특히 주말 이 관장이 직접 지도하는 무료 레포츠 강습은 비용 부담으로 망설이던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인라인스케이트, 수영, 스키와 스노보드, 승마 등 다양한 레포츠를 용인대 현대태권도장에서는 실비만 부담하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장은 “대학 시절에도 그랬지만 사범, 관장이 되어서도 수련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은 시간을 쪼개 직접 배워 자격증을 취득했다. 때마침 도장을 찾은 한 학부모는 이 관장이 수영장 입장료까지 부담하기도 한다는 귀띔했지만 이 관장 본인은 그런 감사에 오히려 쑥스러워한다.

이 관장은 지난 8~9년 동안 한 해 하루 이틀 정도밖에 쉬지 못했단다. 주변 도장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빠른 기간 안에 도장이 안정을 이룬 데에는 무엇하나라도 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어 주려는 그의 끊임없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용인대 현대태권도장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인근 천주교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원 성심원의 어린이들을 무료로 지도하는 것이다. 월 회비는 물론 도복에서부터 소소한 물품까지 이 관장이 손수 마련해 준다.

도장을 열고 1년 정도 지나면서 보육원생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는 이 관장은 “도장이 자리를 잡고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성심원을 알게 되었고, 원장 수녀님께 성심원 아이들을 우리 도장에서 지도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원장 수녀님이 아이들이 상처받을 것을 우려해 망설이시기에 오히려 내가 삼고초려하듯 찾아가 설득했다. 어느덧 훌륭히 자라서 보육원을 떠나 자립의 길을 가고 있는 제자들을 보면 뿌듯해진다. 또 지금도 매일 도장에 나와 수련하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 스스로 얻는 게 더 많음을 느낀다”고 말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었다는 이 관장은 수련생들의 교육에 대해 확고한 주관이 있다. “예전에야 다 그랬겠지만 나 역시 선수생활 당시 체벌을 겪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미에서라도 체벌은 정당한 교육 수단이 될 수 없다. 어린 수련생들이 어울려 수련하다 보면 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차근차근 대화를 통해서 문제점을 찾고 끊임없이 설득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인성교육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용승 관장이 계획하고 있는 일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도장을 넓히는 일. 지금 도장도 넓은 편이지만 공간을 더욱 넓히고 천장도 높여 바닥에 우레탄을 깔아서 지금보다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범단과 선수단 운영이다. 이 관장은 “관심 있고 재능 있는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기본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시범단과 선수단을 운영해 보고 싶다. 전에도 몇 차례 시도했지만 의욕만 앞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새로 영입한 이성만(29), 김동근(26) 사범과 손발을 맞춰 아이들도 즐겁고, 지도자도 즐거운 도장을 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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