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53kg급 우승자 아나 자니노빅(왼쪽)

올해 26세. 한국 선수들에게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명품 발차기를 보여준 크로아티아의 아나에게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은 처음이다. 경기를 끝낸 그는 “꿈을 이뤘다”는 짧은 한마디로 기쁨을 표현했다.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탁월한 아나를 두고 관중석에서는 체조선수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스포츠를 즐기는 만능스포츠 우먼이긴 해도 체조를 따로 배운 적은 없다고. 

아나는 세쌍둥이 남매로 태어났다. 아나가 가장 먼저 태어났고 일란성인 여동생과 이란성인 남동생이 이어 태어났다. 2분 차이로 동생이 된 일란성 쌍둥이 루시자(Lucija Zaninovic)는 아나와 함께 태권도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 -49kg급에 출전했지만 아쉽게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자매의 애정도 각별하다. 먼저 경기에 출전했던 동생이 탈락되자 언니 아나는 동생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동생은 괜찮다며 남은 경기를 잘 치르라고 언니를 응원했다. 동생 루시자는 “우리는 서로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로 코트에서 경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49kg급에, 언니는 -53kg급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나가 처음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한 것은 2007년. 이미 2007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아나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2009년에는 부상으로 출전 자체를 포기했었다. 파랑새처럼 잡히지 않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은 마침내 경주에서 따내게 됐다.

아나에게 이제 남은 것은 올림픽. 12세에 처음 태권도를 접하고 고교시절부터 선수로 활동했던 이들은 크로아티에서는 주목받는 태권도 선수다. 특히 2012년 올림픽에서 크로아티아가 이들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기자  tkdnews@ko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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