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현기 관장

서울 광진구 자양동 동자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키즈태권도를 찾은 시각, 마침 수련시간을 기다리는 어린 초등학생들이 도장 사방 벽 앞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웃고 떠들고 있었다. 조금 후 품띠를 맨 수련생 하나가 익숙한 듯 자리를 잡고 앉더니 “품띠 모여!”, 빨강띠 모여!“ 하며 구령을 붙였다. 수련생들은 제각기 자리를 찾아가 명상에 들어가며 수련을 준비했다.

키즈태권도의 은현기 관장(39)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15년 간의 사범생활을 정리하고 현재의 자리에 있던 도장을 인수한 것이 2006년. 사범생활을 하던 중 결혼을 하고 이제는 딸 셋을 둔 가장이다. 도장을 운영하다보니 자기 스스로의 발전은 뒤처지는 것 같아 고수회 활동을 시작한 것도 어느새 6년째다.

“지금도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의정부에 있는 일진도장을 찾아 고수회 소속 지도자들과 함께 수련에 열중한다. 태권도 관장은 도장의 운영자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태권도 지도자다. 나 스스로의 발전과 더불어 수련생들에게 올바른 태권도 지도를 하기 위해 꾸준히 수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고수회 기획부장을 맡고 있는 은 관장은 2007년 춘천 코리아오픈 세계품새선수권대회 2위, 2009년 KTA회장배 전국품새선수권대회 남자 단체부문 장년부 1위를 거머쥐는 등 선수로서도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키즈태권도의 수련은 유치부와 저학년부, 그리고 선수부로 나뉘어 이루어진다. 유치부와 저학년부는 생활체육의 틀 속에서 태권도의 기본기를 잡기 위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일 8시 30분부터 은 관장이 직접 지도하는 선수부는 동작 하나에서부터 품새에 이르기까지 매우 엄격히 실시된다. 초·중·고 학생들로 구성된 선수부는 태권도 기본동작 하나를 완전히 익히기 위해 수백, 수천 번 반복한다. 기본동작 하나가 완성되면 다음 동작으로 진도가 나아가고, 이렇게 해서 하나의 품새를 완성한다. 2008년 대회에 처음 참가했던 당시 초등부 제자들이 이제는 고등학생 품새 선수로 성장했다.

키즈태권도장 수련생들이 수련 하는 장면

태권도 수련과 더불어 키즈태권도는 어린 여학생들을 배려해 매일 7시 30분부터 8시 30분 까지 줄넘기 교육을 실시한다. 음악줄넘기 교육은 은 관장의 부인 최숙현 사범(37)이 지도한다. 줄넘기 지도 자격증을 갖고 있는 최 사범의 교육은 수련생들에게 큰 인기다.

키즈태권도는 주 3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적게는 3곳, 많게는 6곳까지 학원을 다니는 수련생들의 학부모 입장에서 그나마 어린 자녀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태권도장을 포기하게 할 수는 없는 일. 이런 점을 고려해 도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주 3회 교육을 도입한 것이다.

은 관장에게는 개인적인 희망이 있다. 둘째 딸 솔비(자양중 1년)가 자신의 뒤를 이어 태권도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수련하고 현재 키즈태권도 선수단에서 훈련 중인 솔비에 대해 “유연성이 좋다. 또 본인도 태권도인의 길을 걷고 싶어한다”며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솔비가 나와 같은 길을 가겠다고 하니 힘도 나고, 지도자로서의 각오도 새롭게 다지게 된다”며 흐뭇해 한다.

한편 요사이 도장운영에 대한 걱정도 없지 않다. “일선 도장이 어려워지는 상황이어서 고수회 회원 중에도 도장 운영에만 전념하기 위해 고수회 활동을 그만두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한다.

‘흙처럼 진실하게, 꽃처럼 아름답게, 벌처럼 성실하게.’ 키즈태권도 관훈처럼 태권도의 본 모습을 제대로 수련생들과 부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은 관장은 “태권도 기술 발전과 인성 교육을 함께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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