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진관장과 강수지선수

태권도 품새 부문에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무대에서도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독보적 강자 강수지(한국체대 2년).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이자 국기원 품새 실기 강사로 활동하며, 2008년 품새 선수단 ‘미라클팀’을 창단한 강재진 관장(56). 이들 부녀의 본거지 백봉태권도장은 남양주시 평내동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인상이 너무 강해 보여 최근 머리도 기르고 파마도 했다는 농담으로 인사를 대신한 강 관장은 먼저 자신이 만든 교육용 DVD 이야기부터 꺼냈다. “미라클팀을 창단하며 다른 도장에도 도움을 주고자 DVD를 제작했다.” 침체된 일선 도장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도자들 간에 노하우를 주고받고 공유하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떠맡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보다 발전된 새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란다. 도장에서 PDP를 통해 수련시간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으로 보다 업그레이드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 동작과 품새 등의 정확한 동작들을 기능적으로 반복 수련할 수 있도록 하고, 사전에 편집을 해서 각 도장 지도자들이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1988년 인근지역에 처음 백봉도장의 문을 열고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것이 2000년 1월. 현재 백봉도장은 1관과 2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1관에서는 유품자 이상이 수련하고, 유급수련생들은 2관에서 수련한다. 6시 이후에는 미라클팀에 소속된 중고등학교 선수 20여 명이 10시까지 훈련을 진행한다.

“체력훈련은 하되, 게임은 하지 마라. 수련에 충실하되, 수련생들을 놀리지 마라”는 것이 백봉태권도장의 지도 방침. 강 관장의 부인 윤정미(48) 씨는 때때로 입관 상담을 하다 보면, 적당히 레크레이션이나 게임 위주의 프로그램 등을 원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말한다. 그런 학부모들은 그냥 돌려보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미라클팀 훈련 장면

백봉태권도장은 이런 자존심을 바탕으로 동작의 분해와 정확성, 숙련도 등에 중심을 두고 수련을 진행한다. 태권도 동작 하나하나를 분해하여 정확한 동작을 지도하고, 이에 따라 동작의 거리와 속도, 힘을 숙련하여 정확성을 높이고, 완급과 강유를 살린 숙련을 통해 엄격한 교육을 실시한다. 

인터뷰 내내 강 관장은 딸에 대한 얘기는 좀처럼 꺼내지 않았다. 강수지는 7살 때 처음 태권도를 시작해서 중 1때부터는 K-타이거즈에서 훈련했다. 고 2때부터 아버지 밑에 와서 수련하며 제5회 한국중고연맹회장배 전국품새대회에서 신생팀 미라클이 대부분의 메달을 석권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제5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여자 성인 1부 금메달리스트이자, 2010 코리아오픈 내외국인부문 통합 품새 챔피언 매치 1위, 제11회 세계대학선수권대회 은메달 등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표 품새 선수.

부모로서 응당 자랑할 만도 한데 그저 “모든 건 수지가 노력한 결과다. 수지를 키우면서 스스로의 노력 없이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동작 하나하나 자기가 만족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 모습을 보며 가끔은 말리고 싶었다”고도 말한다. “부상당한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마치고 들어와서 고통 때문에 손을 바르르 떠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웠다. 부모의 마음이야 똑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을 줄인다.

남녀노소 구분 없는 품새의 활성화를 주장하는 강 관장은 “건강관리와 행복한 생활에 태권도 품새 수련은 매우 유효하다. 이를 위해 태권도 단체의 행정 지원과 일선 지도자들 간의 태권도 수련에 대한 많은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올해엔 딸과 함께 국가대표 품새 선수로 선발되어 부녀 동반으로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꿈. 이에 더해 “현재 준비 중인 동영상 수련 컨텐츠를 발전시켜 일선 도장의 활성화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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