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가 올해부터 주최하는 중?고교 대회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KP&P 전자동 전자호구의 보급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업체가 아직 공식 판매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일부 팀에서는 이미 전자호구를 공급받았고, 대회 준비를 위해 이 전자호구를 구하고자 하는 일부 팀에서는 구할 길이 없다며 불평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KP&P 한 관계자는 여전히 "태권도 단체들로부터 공인을 받을 때까지는 전자호구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미 전자호구가 몇 개 팀에 공급됐고, 구매를 기다리고 있는 팀도 있다. 업체에서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도 몇몇 팀이 이미 전자호구를 구해서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른 팀 지도자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서울에서 중학교 팀을 지도하고 있는 한 지도자는 “동계훈련 때 보니 몇몇 팀에서는 이미 이 호구로 집중훈련을 하고 있더라. 판매를 할 거라면 모두가 동시에 구매할 수 있게 기회를 주어야지… 당장 3월 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하지 않으냐?”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지도자는 “우리도 그 호구를 구해서 연습해야겠다”며 “학교와 협의하고 공급처를 파악해서 서둘러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상황에 대해 KTA 측은 “올해 중고교 대회에서 이 호구를 사용키로 결정했고, 발표도 했으나 구매나 판매 정책은 해당 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발을 뺐다. 그러나 정작 KTA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1년 공인품목에는 전자호구가 없었다. 올해까지 전자호구에 대한 공인 계획도 없어 보인다.

KP&P 측은 초지일관 세계태권도연맹(WTF)의 공인을 받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인이 단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KP&P 전자호구는 WTF 공인의 마지막 관문인 필드 테스트까지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필드 테스트(1월 제주평화기대회)에서는 특기할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아 KP&P 측은 곧 공인이 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WTF는 필드 테스트를 한 번 더 실시하겠다고 통보했고, 이로 인해 공인 시기는 수개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KP&P 측도 말을 바꾸고 있다. 지난 제주평화기대회 경기장에서 전자감응 양말을 판매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당시 KP&P 관계자는 ‘WTF의 공인이 될 때까지는 무상 공급할 것이며 절대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공인이 지연되자 3월 28일부터 열리는 종별선수권대회에 대비해 전자감응 양말을 판매하겠다며 이런 계획을 KTA를 통해 발표했다.

전자감응 양말을 판해한다는 공표에 대해서는 가격 등에 대한 부담이 있을 뿐 형평성 논란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일괄적으로 공급되지 않는 전자호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이 크다. 태권도 단체들의 일관성 없는 전자호구 정책으로 이미 수년 동안 애를 먹어온 태권도 팀들이 이번에는 제작업체의 잘못된 공급 정책과 이를 수수방관하는 태권도 단체의 무책임으로 또 다시 속을 끓이고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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