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태권도 유사단체 현황

* 세계태권도국기원
* 대한태권도연맹
* 한국태권도연맹
* 세계태권도협회
* 한국무도태권도협회
* 코리아태권도협회
* 대한태권도지도자연맹

태권도 제도권이 유사단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측은 유사단체가 범람하는 것과 관련, 태권도의 정통성을 훼손하며 태권도계 질서를 흐트려놓고 고유 업무를 침해하고 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삼정호텔에서 열린 KTA 주최 시도회장 및 전무간담회 모습. 이날 양진방 기획이사(오른쪽)은 "국기원, 시도협회와 협의해 유사단체 제재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유사단체 범람 이유와 실태 = 5년 전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긴 태권도 유사단체는 어림잡아 10여 개가 넘는다. 유사단체가 범람하는 이유는 법인 설립이 쉬운데다 태권도를 돈벌이로 악용하는 풍토가 횡행하기 때문이다.

유사단체를 만든 주동자들은 대부분 기득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거나 태권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돈을 벌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게 제도권 인사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유사단체를 만든 측은 저마다 ‘태권도 발전’과 ‘제도권의 구태 척결’을 주장하지만, 권력을 지향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유사단체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최근 한 유사단체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큰 기대를 안고 잠시 활동했지만, 제도권의 악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등 실망스러워 탈퇴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유사단체 측은 “우리는 엄연히 정부의 허가를 받은 법인단체”라며 몰염치한 유사단체로 매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태권도국기원을 설립한 박금실씨는 “자격도 안 되는데 정부가 법인 설립 허가를 내줬겠느냐”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국기원 측에 “(당신네들이나) 똑바로 하라”며 냉소를 보냈다.

● 태권도 제도권의 대응책 = 제도권은 그동안 유사단체를 ‘태권도 발전을 저해하는 단체’로 규정하고, 수차례에 걸쳐 대응책을 모색했다. 대한태권도협회(KTA) 정기총회와 간담회에서 시도협회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유사단체 제재와 응징을 설파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지난 1월 KTA 정기총회에서 노순명 인천 대의원이 제안한 유사단체 규제 결의안은 효력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KTA는 지난 12일 시도협회 회장 및 전무 간담회에서 유사단체 제재가 또 다시 불거지자 국기원과 시도협회와 협의해 행정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양진방 KTA 기획이사는 “다음 대의원총회에서 유사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징계하는 조항을 정관 속에 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제도권은 박금실씨가 설립한 사단법인 대한태권도연맹과 재단법인 세계태권도국기원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다. 특히 국기원 측은 강남 역삼동에 있는 국기원은 ‘강남 국기원’이고, 서대문구에 있는 세계태권도국기원은 ‘강북 국기원’이라며 지도자 연수와 단증 발급을 계획하고 있는 박금실씨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기원 이근창 기획조정실장은 <무토>와의 인터뷰에서 “차별화된 수련체계와 시설 및 환경 등 경쟁력을 갖추고 순수하게 태권도 발전을 위한다면 국기원도 제재할 명분은 없다”면서도 “박금실씨가 하고 있는 행태는 오로지 단증을 발급해 개인 재산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태권도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기원은 지난달 28일 제4차 운영이사회를 열고, 세계태권도국기원 등 유사단체의 준동으로 인한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검토했다. 그러나 실직적인 법적 대응만 논의한 후 후속조치가 미흡해 세계태권도국기원 측이 계획대로 지도자 연수와 단증 발급을 강행할 경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같은 제도권의 유사단체 제재 조치와 관련, 일각에서는 유사단체를 마녀 사냥 식으로 매도만 할 것이 아니라 국기원과 KTA도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등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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