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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퇴치에 앞장서는 미국 최응길 사범시범공연과 태권도대회로 18년간 모금 40만달러 기부
  • 심대석 기자
  • 승인 2011.02.18 14:31
  • 호수 713
  • 댓글 1

 [인터뷰]

   
미국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며 암 퇴치 운동에 앞장선 한 한인 태권도 사범이 지난 연말 ‘올해의 자선가 상’을 받아 훈훈한 화제를 모았다. 미담의 주인공은 미국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에서 30년 동안 ‘US태권도 마셜 아트 아카데미’를 운영해온 최응길 사범(60). 

 

최 사범은 지난 1992년부터 18년간 리스버그에서 암 퇴치를 위한 기부행사로 태권도 시범공연과 태권도대회를 개최해 총 40만 달러의 수익금을 미국 암협회와 블루리지 호스피스협회에 전달해왔다. 또 버지니아주 태권도협회장과 리스버그시 경제개발위원회 위원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해왔다.

매년 11월 15일 전국 자선의 날(National Philanthropy Day) 행사를 진행해온 미국 전국 규모의 자선단체 AFP(Association of Fundraising Professionals)는 지난해 최 사범이 보인 그동안의 모금 및 커뮤니티 봉사활동을 인정해 ‘올해의 자선가 상’(개인부문; Individual Philanthropist of the Year Award)을 수여했다. 한인으로는 처음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어 한인 사회와 태권도인들의 귀감으로 화제에 올랐었다.

친지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고국을 찾아와 국내에 체류 중인 그를 만나보았다.

- 암 퇴치 운동에 앞장서게 된 계기는?

“지난 1982년 막연한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미국에 건너간 후 이준구 사범과 지금은 고인이 된 박차석 전 팬암연맹 회장과 인연을 맺으며 버지니아에 정착하게 되었다. 1992년 미국에서 기반을 잡을 무렵 한국에 계신 부친이 위암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미국으로 모시고가서 검사와 치료를 했지만 큰 효과를 못 보고 6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그 시절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아버님을 돌아가시게 한 인류의 적 암을 퇴치하는 데 앞장서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

- 어떤 행사를 통해 모금을 하는지?

“처음에는 인근 학교 체육관을 빌려 내 도장의 수련생들을 데리고 태권도 시범을 보이며 모금을 했다. 초장기 3년은 힘들었다. 특히 1995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천둥과 번개로 전기가 끊기는 등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100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힘을 모아 주었다. 쉽지 않은 일이어서 때로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꼭 시험에 드는 기분이어서 오기와 믿음을 가지고 더 열심히 행사를 추진하곤 했다. 지난 2004년에는 웰터급 복싱 챔피언과 3분 3회전 이벤트 경기를 갖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기부행사를 꾸리기도 했다.

매년 10월에는 태권도대회를 통해 모금 행사를 갖고 11월에는 태권도 시범공연으로 모금을 한다. 11월 행사에서 그해 모인 기금을 암협회에 전달하는 전달식을 갖는다. 또 1998년부터는 매년 9월 지역 내 한인들과 골프대회를 개최해 모금한 돈을 기부하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모금했으며 앞으로의 계획은?

“몇 년 전 'KICK CANCER OUT OF THE WORLD'라는 비영리 재단을 만들었다. 지난 18년 동안 대략 40만 달러 이상을 미국 암협회와 블루리지 호스피스협회에 전달했다. 앞으로 100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행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10년 안에 이 목표를 달성할 예정인데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암 퇴치를 위해 많은 태권도인들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 태권도와의 인연은?

“강원도 강릉의 연무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 강릉 청도관에서 태권도를 시작했다. 관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름에는 하드(아이스크림) 장사, 겨울에는 찹쌀떡 장사를 하곤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는 물론 권투와 합기도, 18기를 수련했고 관동대 중퇴 후 공수 특전사에 입대했다. 군 제대 후 새벽에 사범생활을 했으며, 잠시 평소 관심이 있었던 화가로 생활하기도 했다. 1979년 초에는 벽산건설에 입사해 사우디아라비아로 파견가게 되었다. 태권도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녁에는 사우디 현지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며 보급했고 그 바람에 현지인들과의 관계가 매우 좋아져 회사에서도 굉장히 반기며 인재로 대접해 주었다.”
 
- 미국에 건너간 계기는?

“그 무렵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여러 국가들을 여행할 기회가 생겼고 미국으로의 여행 기회도 가지게 되었다. 2주간 휴가를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속으로는 이미 눌러앉을 작정으로 건너간 것이었다.

미국에서 처음 묵었던 워싱턴의 호텔 근처에서 이준구 사범이 운영하는 도장을 발견하고는 무작정 그를 만나기 위해 며칠을 기다렸다. 그의 테스트를 받고 파트타임이지만 미국에서 사범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가진 것이 없기에 오전에는 노동일을 해야 했다. 미국 실정도 모르고 쉽게 할 수 있는 게 몸으로 하는 일이기에 흙 퍼내는 일을 비롯해 보조 일은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했다. 1년이 지나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2천달러를 지인에게서 빌려 독립했다. 1천달러로 차량을 구입하고 나머지로는 망치 등 장비를 구입해 짬짬이 일을 하고 다녔다.

1982년 말에 박차석 씨와 인연이 닿아 그의 도장에서 사범 생활을 하게 되었다. 1984년 초 버지니아 버크에 지관을 내면서 인수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하고, 1987년 리스버그에 나 자신이 손수 꾸민  ‘US태권도 마셜 아트 아카데미’를 개관하게 되었다.”

- 처음 시작한 체육관 운영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반경 5km 내에 인구가 3천명뿐인 작은 시골마을에 시작한 도장이 잘 될 리 만무했다. 2년간 꼬박 월 사용료를 내기 위해 새벽에는 노동일을 해야 했고 오후에는 체육관에 전념했다. 전단지를 돌리고 태권도를 알리기 위해 거리 시범을 준비했다. 주차장을 빌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불 위, 유리 위를 걸어 다니며 발차기를 하는 등 태권도를 알리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차력사나 마찬가지였다. 아파도 아픈 내색 못했지만 주위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이렇게 시작해 관원들이 한두 명씩 늘기 시작했다.

1989년에는 월세가 좀 더 싼 곳으로 다시 옮겨야 했다. 작은 도시지만 뭔가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덕분인지 1990년도에 들어와서는 관원수가 100명에 도달했다.”

- 미국 사회의 적응이 쉽지 않았을 텐데.

“고지식하게 운동을 해온 터라 미국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다소 보수적으로 대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1990년 초 제자이며 직원으로 일하던 다리 어윈이 편지를 보내왔다. 내용은 ‘사범님의 도장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좀 더 온화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사람을 상대하라는 충고였다. 오픈 마인드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도 하고 악수하며 안아 주고 친밀감을 더욱 많이 보여줬다. 마케팅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 제자의 조언 덕분에 우리 도장은 지역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었다. 1991년도에는 버지니아 주의 대표를 선발하는 태권도대회를 리스버그에 유치해 작은 시골마을을 북새통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것 또한 이 지역에 태권도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듯하다.
 
작년 6월에는 항상 꿈에 그리던 큰 도장을 신축해 운영하고 있다. 예전 도장보다 10배 이상 큰 데다가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또 아들인 선국이가 다행히 지도자의 길을 따르고 있어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앞으로의 희망은?

“내 나이 60이니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열심히, 곰 같이 뛸 생각이다. 지금 500명인 관원을 1천명으로 늘릴 계획도 가지고 있고, 또 모금행사를 더욱 열심히 해서 기부금 100만 달러의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그 이후에는 집사람과 여행 한 번 갈 생각이다.
 
노년에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어떤 것이 삶에서 가장 보람된 것인지를 찾아보려고 한다. 아마도 재단 일을 계속하면서 암 퇴치 운동은 죽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고, 자선사업 쪽에서 보람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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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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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Kcharles 2011-02-21 01:17:06

    무도지도자의 길을 보여주시는관장님에게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많은 무도 지도자들이 관심과 동참할수있는 안내를 부탁드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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