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단 육성비 연간 5천8백만 원…부장급 직원 연봉과 비슷

<본지>는 태권도 홍보의 첨병으로 일선에서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온 국기원 시범단의 질적 향상과 발전을 위해 3회에 걸쳐 시범단의 개선점을 진단한다.

국기원의 올해 사업 목표에는 태권도 시범단 육성 방안이 있다.

육성 방안의 핵심은 단원들의 기량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시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시범단원의 명예심을 고취해 결과적으로 시범단의 지위와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다.

시범단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국기원 입장에서는 이러한 지침과 목표가 분명히 필요하다. 최근 들어 사설 시범단과 각 대학 시범단의 활동 폭이 넓어지고 기량도 향상되자 국기원도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시범단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단원들의 명예심을 고취하는 것은 단장과 감독, 단원들만의 몫이 아니다. 시범단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국기원의 몫이 더 크다.

흔히 일부 태권도인들은 “국기원 시범단원으로 선발된 것 자체가 명예”라고 말하지만, 복리후생과 지원이 미흡한 상황 속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명예로 생각하라”고 종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시범단의 복리후생과 대우는 보잘 것이 없다. 한 달에 4번 훈련을 하러 국기원에 오면 점심 식사비와 교통비만 지급받을 뿐이다. 오래 전부터 시범단 핵심 관계자들은 단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개선된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지난해 38,616,000원이었던 시범단 육성비가 올해 58,455,000원으로 인상된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단원들의 복리후생과 처우가 개선된 것은 아니다. 시범단의 1년 육성비가 부장급 직원의 연봉과 비슷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 국기원에서 차지하는 시범단의 역할과 가치를 봤을 때, 83억원이나 되는 1년 예산 중에 시범단 육성비가 6천만원도 안 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범단의 고충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올초에는 마음 놓고 훈련할 장소가 없어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국기원 수련장에서 심사나 대회가 열리거나 중요한 행사가 열리면 훈련할 장소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춘우 단장과 남승현 감독은 국기원이 시범단 지원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내년에는 단원들의 처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런 기대가 현실화될 지는 의문이다. 이근창 국기원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6월 이와 관련, “현재로선 정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의 연봉과 수당 등 근무 환경과 복리후생은 잘돼 있지만, 시범단의 훈련 환경과 복리후생은 형편없다’는 쓴소리를 국기원 수뇌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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