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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외교재단 시범단의 아랍 4개국 순방기(3)알제 시(市)의 첫 시범
  • 최창신 고문
  • 승인 2011.01.17 11:43
  • 호수 711
  • 댓글 0

   
외교재단 시범단 일행이 알제 시내 성모성당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순서가 좀 뒤바뀐 감은 있지만 ‘태권도 외교재단’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이 도리일 듯 싶다. 왜냐하면 태권도 종주국 코리아의 무림(武林)에 뒤늦게 태어나 이제 겨우 한 살밖에 안된 완전 풋내기 단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엄연한 체육단체이면서도 문화체육부가 아닌 외교통상부에 등록된, 특이한 신분증을 지니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하는 일은 두 가지. 외국에 시범단을 파견하는 것과 지도자를 내보내 장기간 본고장 태권도를 가르치는 일이다. 모두가 대상이 외국이고 국위선양과 직결되어 있다. 그래서 외교통상부가 소매를 걷어 붙이고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기존 태권도 단체의 일부 관계자들이 “굳이 새로운 조직을 만들도록  할 필요까지 있었겠느냐”고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인기 품목 한 가지만을 전문적으로 파는 식당도 있을 수 있는 이치와, 종합병원이 지니는 장점과 단과(單科) 전문병원이 좋은 점을 비교해 볼 수 있는 논리를 생각해 보면 그 존재의 필요성을 납득할 수 있으리라.

아무튼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나 객관적 입장의 언론인들에게 ‘태권도 외교재단’에 관해 설명하면 한결같이 대환영, "그런 재단이 왜 이제야 생겼느냐. 늦게라도 생겨 큰 다행이다“라고 반가워들 한다.

잘 되기는 잘 된 일인 것 같다. 외교통상부 소속이라 그런지 외국에 나가 보니 우리 대사관의 관계자들이 한 식구들처럼 살갑게 대해 주어 여러 모로 편안했다.

알제리아의 수도 알제 국제공항. 카타르항공 QR566편에서 내린 승객들이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늘어섰다. 일반인들은 들어올 수 없는 그곳까지 오세정 3등서기관이 들어와 있었다.

“피곤들 하시겠습니다만 심사에 한 시간 이상 걸리겠습니다.”
“승객이라고 해봐야 1백50명 남짓한데 4개의 창구에서 그렇게 오래 걸립니까?”
“여기는 여권심사가 까다롭습니다.”

실제로는 한 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우리나라였다면 10분 이상 안 걸렸을 것이다. 엉뚱한 구석에서 조국이 자랑스럽게 어른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수속을 마친 다음 짐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15년 경력의 베테랑 한승호(韓承昊) 참사관과
알제리아 태권도 협회장 모하메드 다이말루 씨가 사무총장과 함께 마중 나와 있었다. 모두 2시간씩 기다렸다 한다.

알제 시내에 있는 사피르호텔에 투숙했다. 객실이 널찍했고 천정이 매우 높아 격조가 있어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 알제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호텔이었다. 특히 옛날에 찰리 채플린이 이 호텔에 묵으면서 공연도 한 바 있어 유명해졌다고 한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사이에 도로 사정을 유심히 살펴보니 교통체제가 상당히 특이했다. 첫째는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거의 눈에 띠지 않았고, 둘째는 신호등이 없었으며 셋째는 교통순경이 승용차의 운전석 창문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고는 장시간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이었다.

   
산유국인 알제리아에서는 너도 나도 개인 승용차를 끌고 나와 대중교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알제리아는 산유국이다. 따라서 기름값이 무척 싼 편이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개인 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길이 막힌다는 것. 연료탱크에 가득 채워도 우리 돈 1만 원 정도라니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차를 몰고 다닐 만도 하겠다.

도착한 날 저녁은 최성주(崔盛周) 대사가 관저에서 식사를 대접했다. 음식맛도 훌륭했거니와 매 순간을 열정적으로 임하는 최 대사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사실 태권도 보급률이 낮아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알제리아에서 시범을 펼쳐 보일 수 있게 된 것은 순전히 최 대사의 열정 때문이었다. 그는 대사컵 태권도 대회를 만들어 붐 조성을 시도했고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지막 날 결승전 직후에 시범을 보여 주도록 조직하였던 것이다.

시범공연은 당초 계획보다 조금 늦은 오후 5시에 시작됐다. 머나 먼 장거리 여행의 여독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고난도의 기술을 충분히 보여 주기는 쉽지 않았으나 선수들은 사명감으로 철저히 무장, 실수 없이 모든 프로그램을 소화해냈다.

한 시간 이상 시범이 진행되는 동안 관중들은 완전히 매료되어 넋을 잃었다. 특히 군(軍) 특수부대 요원들처럼 보이는 10명 가량의 건장한 남자들이 본부석 옆에 자리잡고 앉아 시종 진지하게 관찰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연이 후반부에 이르러 윤미정(尹美貞) 3단과 이용주(李龍柱) 주장, 김상명(金相明) 트레이너 등이 숨가쁘게 뿜어내는 고난도 기술에 관중들은 열광, 또 열광했다.

관중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대사관의 관계자들까지 흥분시켰던 순서는 김태호(金泰鎬) 코치의 위력 넘치는 연속 격파와 남승현(南昇鉉) 감독의 장애물 딛고 4m 이상을 날아올라 몸을 회전하며 격파하는 놀라운 모습들.

알제리아 시범공연과 대사컵 대회가 성공적인 것이 되었던 이면에는 삼성전자 송기웅 지사장의 후원이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최창신 고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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