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태권도계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주특별자치도지사기 전국태권도대회에 참가했던 일선도장 지도자들에게 제주도태권도협회가 징계를 가하자 이에 발끈한 지도자들이 제주도태권도정의실천연합회를 구성해 한 달 동안 집행부 퇴진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의실천연합회는 심사비 사용내역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즉각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정의실천연합회 한 관계자는 이미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도 곧 정의실천연합회가 의혹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태권도가 또 다시 공정거래위원회 도마 위에 오르게 됐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일만 보더라도 태권도계 스스로가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는 상실한 듯 보인다. 그렇다고 체육회의 중재가 큰 힘을 얻을 것 같지도 않다. 도지사가 직접 나서든지 아니면 책임지고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사가 관여해 한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고됐던 것이다. 현 집행부 측 핵심인사들로 구성된 태사모(태권도를 사랑하는 모임)가 2003년 고우방 회장(1996년~2003년) 체제를 퇴진시키기 위해 제주도 태권도계의 갈등, 전국체전의 저조한 성적, 장기집권 등을 이유를 내세워 태권도계의 갈등을 조장했으며, 도 체육회는 그런 도 태권도협회를 관리단체로 묶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이에 절치부심하던 현 정의실천연합회 측은 오히려 징계 받은 것을 계기로 현 집행부의 퇴진운동을 강도 높게 벌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려운 곳을 도 협회가 긁어준 셈이 됐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태권도계가 내부적 논의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노력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양측 모두 기득권 유지를 위해, 눈앞의 이해득실만을 위해 대타협을 통한 해법 모색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도정의 책임 있는 인사가 직접 나서서 역량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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