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이 구조개혁 방안을 곧 내놓을 전망이다. 이근창 사무처장과 일부 간부들이 외부에 숙소를 얻어가면서까지 짜낸 개혁안이다. 강원식 원장이 이 처장과 간부들이 제시한 개혁안을 받아들일 결심을 하게 되면 이달 10일 안에 운영이사회를 열어 본격적인 구조개혁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구조개혁안에는 6년 이상 근무자에 한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대상자를 선별해 퇴직 처리하는 방안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서를 신설, 또는 폐지하고, 직원의 능력에 따라 대폭적인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국기원의 인적 구조는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공채를 통해 채용된 직원이 얼마 없다. 공채라는 이름을 빌리긴 했지만 대부분 인맥을 통해 들어온 소위 낙하산 인사다. 상황이 이러니 경쟁력이 상실된 지 오래다. 그냥 허송세월해도 때가 되면 승진도 되고 월급도 올라간다. 게다가 절반에 가까운 직원이 과장급 이상 간부다. 조직이 가분수 형태이니 업무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기원은 그동안 내내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물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건 현 집행부의 탓만은 아니다. 김운용, 엄운규 등 전 원장 때부터 쌓여온 문제다. 그러나 국기원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현 집행부도 반년 이상 손을 놓고 있었다.

이번 구조개혁안을 짜는데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최선의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수용할지는 이제 원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해 개혁안의 수위가 예상보다 높으리라는 점을 암시했다. 그러나 판공비 및 급여를 받는 임원의 감원, 직급이 높은 직원들의 월급 삭감 등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도 흘러나온다. 또 구조개혁 소리만 요란할 뿐 이번에도 소문으로만 끝나지 않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 구조개혁안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국기원 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능력을 평가하기에 앞서 자칫 국기원 내부에 존재하는 세 싸움을 격화시키는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그러나 구조개혁 없이 국기원의 발전은 없다. 고비용 저효율의 현재의 국기원을 다음 집행부에 고스란히 물려줄 생각이 아니라면 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과감히 구조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 그것도 국기원 본령을 지키고 강화하는 데 최적의 방안을 찾아 실행되어야만 한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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