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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3단 응심한 전 국립국악원장 천영조 옹“4단 따서 사범 되는 게 꿈”

   
지난 12월 5일 국기원 중앙도장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 펼쳐졌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3단에 응심한 것. 주인공은 5대 국립국악원장을 지낸 천영조 옹(78).

“젊은 시절부터 개인적으로는 태권도 서적을 보면서 은퇴한 후 태권도를 수련해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은퇴 후 안산에서 과수원을 일구던 중 이러다 영원히 태권도를 못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어 태권도장을 찾았다. 사실 이제 입문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인터뷰를 한다니 쑥스럽다.”

기자가 찾아간 안산 타이거즈체육관은 막 수련 중인 천영조 옹의 기합 소리로 쩌렁쩌렁했다.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매일 한 시간씩 1대 1로 수련을 진행한다. 지도하는 강경식 관장(32)과 제자 천옹의 진지함에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였다.

천옹은 2006년 8월 처음 태권도장을 찾았다.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태권도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바쁜 직무로 엄두를 내기 어려웠단다.

1933년생으로 경남 거제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중 6?25 전쟁에 참전하여 일등중사로 전역한 천옹은 이후 국민대 법대를 졸업하고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국립국악원장으로 공직을 마감하고, 그 후 신설된 방송위원회 심의실장으로 1989년까지 근무했다.

천옹은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할 수 없다. 체육진흥이라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국기인 태권도를 수련하지 않는다는 것은 맞지 않다. 보다 많은 성인들이 태권도를 접해야 한다”고 말한다.

막상 태권도를 수련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듯싶다는 말에 천옹은 “신체적인 순발력이나 정신적인 순발력은 젊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크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용기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한다. 성인 태권도나 노인 태권도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이다. 처음 여러 군데 태권도장을 전전했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같이 수련할 때에는 곤혹스럽기도 했다고 말한다.

“손자뻘 되는 아이들과 같이 수련을 하는데 연령에 맞는 수련 프로그램이랄까,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동작의 원리나 과정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도 어린아이들과 같이 수련할 때에는 일일이 물어보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나름대로 동작을 연구하기 위해 책도 여러 권 보았다. 그러나 정적인 사진으로는 과정이나 원리를 알기 어려웠고, 동화상으로는 너무 빠르고 카메라 각도에 따라 시각에 한계가 있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가장 효과적인 수련방식은 시범을 통한 교육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천옹은 “나와 비슷한 연배의 노인들 역시 건강 유지와 사회활동을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태권도 단체나 관련 당국이 노인을 대상을 하는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천옹을 지도하는 강 관장에게는 평소 이런저런 고민을 상담도 하고 정이 들다보니 이제는 천옹에 대해 할아버지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워졌다. 친가, 외가 할아버지가 모두 돌아가신 그에게는 정말 할아버지처럼 가깝게 느껴진단다. 그러나 천영조 옹은 말한다. “수련을 할 때에는 천용조 씨로 불려지길 바란다. 스승과 제자란 나이를 떠나서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라고.

태권도장에서 매일 한 시간씩 수련하고 집에서도 2~3시간씩 따로 수련한다는 천영조 옹. 건강이 허락하는 한 스스로 태권도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는 천옹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4단을 따고 나면 비슷한 연배의 노인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하는 사범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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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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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 2010-12-15 15:33:50

    진정으로 태권도를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__)   삭제

    • 태권인 2010-12-13 19:35:42

      정말 천영조옹의 태권도에 대한 사랑과 열절에 우리 태권도인이 모두 본 받아야 할것 같습니다. 태권도를 지도하는 저로써도 다시금 마음을 잡게 하는 기사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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