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호구 생산업체인 라저스트(LaJUST)가 각종 경기대회에 필요한 물량의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물품공급 준비작업을 완료함에 따라 세계태권도연맹(WTF) 등 대회 주최측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전자호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전자호구가 성공적으로 대회에 도입될 수 있도록 세계태권도연맹(WTF)의 부수적인 후속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라저스트는 이미 실시된 기술적 검증과 과학적 검증을 토대로 대량생산에 필요한 금형제작, 외피(PE폼 · 봉제)생산, 센서, 전자 PCB 회로 장착 등 전자호구 각 부분의 부품 발주에서 최종 조립과정까지 구체적인 생산 과정에 대한 준비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WTF와의 공인계약 체결만 이뤄지면 대량생산에 필요한 기초투자금을 투입, 대회에 사용할 수 있는 다량의 전자호구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전자호구를 태권도 경기에 도입하기 위한 제품에 관련된 사안은 완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작 사용자측인 WTF가 전자호구 제품에 대한 공인을 지연시키고 있고 각종 대회에서 전자호구 사용을 위한 사전 조치도 미흡한 실정이다.

우선, WTF는 전자호구 제품이 생산되기 전에 전자호구 사용시에 적용 가능한 경기규칙을 마련, 총회에 상정해 통과시켜야만 한다. 물론 현행 WTF 경기규칙에는 전자호구 사용에 대비해 몇 가지 규칙이 명기돼 있지만 구체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해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많다.

WTF로서는 주 · 부심의 명확한 역할 정립은 물론 득 · 감점, 채점표출, 금지행위, 벌칙, 손 보호대 사용유무 등 경기규칙의 전반적인 검토와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타격강도에 의해 유효득점으로 인정되는 전자호구의 특성상 각 체급에 맞게 유효득점의 최대 측정값(파워수치)을 결정해야 한다. WTF가 최대 측정값을 명확하게 결정해야만 전자호구 제품에 체급별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선수들 역시 훈련을 하며 자신의 공격이 득점으로 표출되는 정도를 파악해 훈련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또 만약 WTF가 확정한 체급별 최대 측정값을 대회에 적용했을 때 적절치 못하다면 즉시 수정, 혼란의 요소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이밖에도 득점여부를 소리에 의존하는 빈도가 높았던 일반 호구와는 달리 전자호구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더라도 타격강도가 체급별 최대 측정값을 넘으면 유효득점으로 인정된다.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는 물론이고 코칭스태프, 대회 관계자, 관중들까지도 소리가 났는데 득점으로 표출되지 않았다며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따라서 WTF는 태권도인들을 비롯한 일반 대중들이 종전 일반 호구와 비교해 전자호구를 사용했을 때 어떻게 경기문화가 바뀌는지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실시해야 한다.

WTF가 지금까지 태권도 경기의 가장 큰 오점으로 지적됐던 판정시비를 불식시키고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호구를 도입한 만큼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마련해야만 문제발생소지를 최대한 억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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