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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단체 난립, 정작 피해자는 수련생과 대중들유사단체 통하면 생활체육· 경기지도자 지원자격 없어
KTA가 승인하는 모든 겨루기, 품새대회에 출전도 못해
  • 김홍철 기자
  • 승인 2006.08.28 10:41
  • 호수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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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로 국기원에서 광고를?”

지난 22일 국내 한 일간지에 게재된 광고를 본 일선 태권도장 사범은 ‘국기원 지도자 연수생 모집’이라는 문구에 의구심이 드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광고를 게재한 단체는 바로 자신이 단증과 지도자연수를 받은 ‘국기원’이 아닌 예전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정체불명의 ‘세계태권도국기원’이었던 것. 심벌과 문구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이상 20여 년 넘게 태권도를 수련한 태권도인임에도 불구하고 착각을 일으킬 만큼 유사한 점이 많아 일반 대중들이 느끼는 혼동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지도자 연수생 모집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세계태권도국기원을 비롯, 한국태권도연맹, 세계태권도협회, 대한태권도연맹 등 유사단체들의 난립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대상들은 기존 태권도인들보다 일반 대중들일 것으로 예상돼 무분별하게 법인 설립허가를 내주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자녀에게 태권도 수련을 시키고자 태권도장을 방문한 한 학부모는 태권도장에 걸린 ‘세계태권도협회 회장 000’라고 쓰인 커다란 상장을 보게 됐다고 하자. 이 학부모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소속돼 있는 경기단체인 ‘세계태권도연맹(WTF)’으로 착각하고 태권도장 관장이 태권도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권위있는 인사로 착각할 수 있다.

만약 이 태권도장이 대한태권도협회 등록도 거치지 않고 세계태권도국기원을 통해 단증을 발급받는다면 학부모와 수련생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태권도장을 다니고 단증을 취득하는, 말 그대로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런 경우 태권도 수련을 지속해 유사단체에서 4단증을 취득하더라도 국가공인자격증인 생활체육지도자자격증 및 경기지도자자격증은 취득하지 못한다.

현재 태권도를 비롯해 검도, 우슈, 유도 등 4개 종목은 대한체육회에 가맹된 단체(대한태권도협회(국기원이 심사권 위임), 대한검도회, 대한우슈협회, 대한유도회)에서 4단증과 사범지도자자격을 취득해야만 생활체육지도자 및 경기지도자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생활체육지도자자격증과 경기지도자자격증을 문화관광부에서 위탁받아 발급하고 있는 주무 단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연수부의 한 담당자는 “유사단체에서 발급한 단증 및 사범지도자자격증은 국민체육진흥법의 지침에 따라 절대 지도자 연수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한 유사단체에서 발급받은 단증을 취득한 사람은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어도 대한태권도협회가 승인하는 모든 겨루기, 품새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따라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것이다.

과연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사단법인, 재단법인 등 법인체 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현재까지 유사단체들에게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별로 없는 실정이다. 법인 설립허가를 내어준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면서도 시장논리에 입각한 형평성을 주장하면서 유사단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사단체로 인한 심각성을 정부가 간과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는 이미 시작됐고 태권도계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미흡할 경우 일반 대중들이 입게 될 피해와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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