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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를 겨냥한다]황미나, 장세욱
  • 신병주 기자
  • 승인 2010.11.09 10:33
  • 호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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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kg급 황미나

“아시안게임은 시작일 뿐”

사내애들 때려주던 왈가닥, 대기만성 기대   

   
▲ 황미나.
태권도 겨루기 국가대표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작고 가냘픈 체구. 아직도 귀여운 소녀 모습의 대학 2학년생이지만 성격은 남자 같다.

어린 시절 고향 충남 대천에서 사내아이들과 어울리며 뛰어놀던 장난꾸러기였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초등학교 때 같이 놀던 사내아이들과도 다투면 두들겨 패주긴 했어도 맞은 적은 없는 힘센 왈가닥이었단다.

그런 황미나가 이번에는 아시아 국가대표들을 혼내주겠다며 두 팔을 걷어붙였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부 핀급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바짝 긴장하란다.

이렇게 선머슴처럼 털털한 황미나도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으니 달랑 "사랑해요" 한마디다. 다른 말은 다 할 수 있는데, 정말 하고 싶은 ‘사랑한다’는 말은 얼굴을 마주보면서는 도저히 못하겠단다. 이야기 하면 할수록 또래 남자선수들과 같은 느낌이다.

중학교 때 공부보다 운동에 흥미를 느끼며 스스로 태권도를 선택했을 만큼 당찬 황미나는 고교시절 전국대회 금메달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그의 가능성을 본 사람이 지금 국가대표팀의 이동주(동아대 감독) 코치다. 순발력과 근성이 좋아 잠재력이 다분하다고 판단했다는 이 코치는 제자를 대기만성형 선수라고 평가한다.

황미나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 스페인 비고에서 열린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이어 국가대표선발 최종대회에서 동아대 선수로는 유일하게 1위에 올랐다.

이 코치 판단에 따르면 아직은 황미나의 전성기가 아니다. 경험이 쌓이고 경기운영 능력을 갖추게 되면 초특급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코치의 기대. 그런 근거는 바로 성실함인데, 태릉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 황미나의 끈기 있는 노력이다. 요령 한 번 피우지 않고 꾸준히 훈련하는 모습이 지도자들로 하여금 그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믿음 갖게 만든다.

황미나는 핀급 선수답지 않게 저돌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의 경기는 시원시원하고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쉴 새 없이 공격하고 점수가 앞설 때도 뒤로 물러섬이 없다.

태릉에서 오후 훈련이 끝나고 모두 훈련장을 떠났지만 황미나는 라저스트 전자호구를 입고 이동주 코치의 과외수업을 받고 있었다. 단체 훈련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장신 선수의 얼굴 공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항상 웃음을 머금고 있는 황미나도 이런 때만큼은 바짝 긴장해 있다. 이동주 코치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제자가 안타까워 화를 내기도 하고 직접 시범을 보여주기도 하며 지도에 집중한다. 두 사제의 작품이 광저우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하다.  

남자 -68kg급 장세욱

  “형 대신 꼭 금메달 가져올게”

   
▲ 장세욱.
국가대표 선발전 2위에 그쳤던 장세욱(20, 용인대 1년)은 김응현의 부상으로 -68kg급 아시안게임에 대신 출전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부상으로 좋은 기회를 잃곤 했던 학교 선배를 제치고 광저우에 가는 게 미안하다. 졸업반인 선배 김응현이 그곳에 가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 너무도 잘 보아왔기에 그에게도 이번 출전은 큰 부담이다.

그런 장세욱에게 힘들 실어준 것이 바로 김응현이다. 처음 문병 갔을 때도, 며칠 전 전화통화에서도 그는 “내 대신이니까 꼭 우승해야 해. 그래야 형이 덜 슬프지” 라며 장세욱의 처진 어깨를 만져주었다. 자신이 서야 할 자리를 그래도 같은 학교 후배가 채우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모양이다.

장세욱은 사실 지금 미안한 마음에 매어 있을 시간이 없다. 어차피 주어진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어쩌면 운명이 자신에게 준 기회일지도 모른다.

국가대표 2진으로 장세욱은 지난 5월 카자흐스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첫 국제대회였고 비록 우승은 못했어도 느낌은 괜찮았다. 우선 외국 선수들을 접하면서 색다른 변형 발차기나 경기운영 방식을 알게 됐다. 그들 실력은 역시 한국만 못했기 때문에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이 커졌다. 첫 경험에서의 실족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장세욱은 김응현과 유사한 면이 많다. 체급에 비해 큰 키를 가지고 있으나 순발력이 좋다. 게다가 장세욱은 몸통공격을 하는 척하면서 발을 들어 얼굴을 돌려 차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대표팀 전문희 코치는 “훈련 파트너로 대표 1진 입촌 때부터 함께 해왔기 때문에 출전 준비에 문제가 없다. 눈이 좋고 발차기가 가벼워서 충분히 외국선수들을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태릉에서 마지막 컨디션 조절을 하고 있는 장세욱이 선배 김응현에게 한마디를 전한다.
“형! 내가 꼭 금메달 가지고 올게. 치료 잘 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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