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 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굴비를 생각하겠지만 태권도인들은 전남태권도협회 조영기 회장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태권도 원로로 대한태권도협회 상임부회장 등 태권도 단체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조 회장은 아직도 영광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도장에서 성장한 조 회장의 제자들이 만든 태권도부가 바로 영광고, 영광실업고다.

▲ 박민우 코치와 전호철 코치.(왼쪽부터)

임채수(44) 감독이 두 학교 태권도부를 총괄하고, 전호철(27) 코치는 영광고를, 박민우(25) 코치는 영광실고를 전담한다. 1999년 영광고를 창단해 남녀 선수를 양성했지만 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2005년 영광실고도 창단됐다. 한 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선수 숫자가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영광고는 여자팀, 영광실고는 남자팀만 운영하고 있다.

팀은 학교별로 나뉘어 있지만 합동훈련 시간이 많다. 뿌리가 하나이기 때문에 두 개 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득이 따로 훈련해야 할 때는 수백 미터 떨어진 각 학교에서 제각기 운동하고 그 이외 시간에는 함께 땀을 흘린다.   

최근 겨루기 경기규칙 개정으로 공격의 비중이 커지면서 체력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졌다. 영광고도 체력훈련에 비중을 두고 있다. 도심에서 하는 체력훈련과 사뭇 다른 자연친화적인 훈련법, 산타기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남의 아름다운 산으로 알려진 물무산. 이 산이 바로 팀의 체력 훈련장이다. 코스도 다양하다. 10km, 20km, 30km까지 필요에 따라 가벼운 산책부터 강훈련까지 모두 가능하다.

미트발차기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영광고 선수들.

운동장을 달리는 것도 등산도 모두 체력훈련이지만 얻는 효과는 상당히 다르다. 물리적인 운동효과가 다른 것 이외에 정신적으로도 크게 다르다. 뻔히 보이는 운동장 달리기를 반복하는 것과 울창한 숲을 달리는 것을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호철 코치는 “공기부터 주변 환경까지 온몸으로 습득하는 산의 정기가 바로 영광고 힘의 바탕”이라며 주변의 좋은 자연을 자랑했다.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신세라(여자 핀급, 3학년), 이효희(여자 페더급, 2학년), 최효성(남자 플라이급, 3학년), 신상수(남자 헤비급, 3학년) 등이다. 특히 신세라는 지난 전국체전에 전남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며 전남은 물론 학교의 이름도 드높였다. 

그러나 대회 결과보다 중시하는 것이 동료나 선후배 간 우애다. 전 코치는 “메달보다 화합을 중시하는 것이 감독님의 지도철학입니다”라고 전한다. 

영광에서 자란 꿈나무들을 체육관에서 발굴하고 지역 학교를 거치며 고교까지 성장한다.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적어도 영광군은 태권도 선수들을 발굴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영광고, 영광실고가 주도하는 영광 태권도는 아주 단단한 느낌이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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