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king Hands

 지난주에 이어 우리가 흔히 간과하기 쉬운 비즈니스 에티켓에 대해 공부하자.

악수는 흔히 하는 일이라 이처럼 쉬운 일도 없다. 하지만 필자가 만난 한국인 사범들 중에 악수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을 여럿 만나보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군대에서 윗사람과 악수할 때는 손만 내밀고 상대의 손을 쥐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고 한다. 이것이 한국식의 겸손일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악수는 굳게(firmly) 상대의 손을 쥐는 것이 맞다. 상대의 손을 단단하게 쥐는 것은 자신감(confidence), 따뜻함(warmth), 열린 마음(openness), 성실함(sincerity)을 나타낸다. 주의할 것은 상대의 손을 우악스럽게 잡거나(clutching), 상대의 손을 너무 크게 위아래로 흔드는(pumping) 사람이 있는데, 이러한 행동은 상대에게 내가 지배적이고(dominating), 감각이 둔한(insensitive) 사람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삼가해야 한다. 상대의 손을 너무 오래 잡고 있는 것도 실례다. 통성명이 끝나면 손도 놔야 한다. 손을 한두 번 흔드는 정도의 시간이다.

악수를 할 때는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고(lean forward slightly), 웃으면서 상대의 눈을 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의 눈을(특히 연장자를) 똑바로 응시하는 것을 상대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 아주 무례한 행동으로 본다. 그래서인지 “눈 깔아” 라는 말이 십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쓰인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상대의 눈을 쳐다보지 않고 악수하는 사람은 왠지 머뭇거리고(hesitancy), 뭔가 숨기고 있거나(untruthfulness), 또는 상대에 대한 열등감(a feeling of inferiority)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전하게 된다. 

 'Shaking hands expresses
 confidence, warmth, openness, sincerity.'

상대가 먼저 자신의 이름을 말했거나, 만나기 전부터 알고 있을 경우에는 상대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며 악수에 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Good to meet you, Mr. Davies. I am Jung Gu Choi.” 또는 “It's a pleasure meeting you, Mr. Davies.” 라고 하면 상대가 자신의 이름을 알거나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통해 상대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인사를 건네면 분위기는 한결 더 좋아진다.

“Susan has told me so much about you.” (수잔 씨를 통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양손으로 상대의 오른손을 덮어 잡는 경우가 많다. 상대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내고, 연장자에게는 고개까지 푹 숙여가면서 하기에 겸손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업상 만나는 장소에서는 내민 상대의 오른손 위에 나의 왼손을 겹쳐 잡는 일(double-clasp)은 절대 삼가해야 한다. 한 때는 여자가 손을 내밀기 전에는 남자가 먼저 손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지만 “Equality governs today.” (지금은 남녀가 동등하다.)

내가 손을 내밀었는데 상대가 손을 받아주지 않으면? 아무 말하지 않고(Don't comment.), 손을 살며시 접으면 된다(Simply withdraw your hand discreetly.). 부끄러워하거나 당황해  할 필요 없다.(Don't feel any shame or embarrassment.)

필자는 성격 탓에 오른 손을 종종 다쳐서 상대가 악수하자고 할 때 힘들 때가 많았다. 상대가 악수하면서 내 오른손을 쥘 때 다친 손의 고통은 엄청나게 크다. 무엇보다도 내가 상대의 손을 쥘 수가 없어서 무성의한 사람으로 비춰지게 된다. 그렇다고 악수를 회피하면 더 이상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먼저 왼손을 내밀면 된다. 그러면서, “My right hand is a little under the weather.”(제 오른 손 상태가 안 좋습니다)라고 하면 된다. 굳이 누구와 싸움을 했느니, 벽을 쳤느니 설명할 필요는 없다. 지난주에 이어 우리가 흔히 간과하기 쉬운 비즈니스 에티켓에 대해 공부하자.

서정윤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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