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역전 발차기로 첫 우승

우수선수상까지 수상 ‘겹경사’

김정훈(단국대 2년)은 지난달 28일 대학연맹회장기대회 남자 2조 +87kg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 입학 후 첫 우승인 데다 우수선수상까지 받아 겹경사를 맞았다.

“결승전이 끝났을 때는 그저 얼떨떨하고 멍했어요. 시상식 때에야 비로소 실감이 나더군요. 기쁜 마음이 북받쳤어요.”

오랜만에 하는 우승이었기 때문일까, 열띤 경기의 긴박감이 지속됐기 때문일까. 김정훈은 결승전에서 김민수(경원대)에게 9대 8,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종료 30초 정도를 남겨둔 시점에서 7대 8로 1점 뒤지고 있다가 실속 있게 빠른 앞차기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최중량급 선수로서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치사에 손사래 치는 모습이 아직도 소년 티가 완연했다. 하지만 대화가 이어질수록 깊은 속과 근면한 성정이 또렷이 드러났다.

“경량급에 비하면 민첩성이 훨씬 떨어지지만, 이 정도로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인천 구월중 시절 이태훈 코치님에게서 기본 발차기 훈련을 잘 받은 덕분인 것 같아요.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구월중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정훈은 초등학교 때 친구와 어울려 도장에서 태권도 수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학교 입학 때만 해도 태권도는 그리 절실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173cm의 키에 늠름한 풍채를 가졌던 김정훈은 학교 측 권유로 태권도부에 들어가게 됐고 그때부터 질긴 운명의 끈으로 묶이게 됐다.

중 3때 종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주요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인천 선인고에 진학했다. 고교 시절 세계주니어대회 최종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해 마침내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하기에 이르렀다.

“코리아오픈 우승 이후에는 최고 3위까지만 올랐어요. 솔직히 힘든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우승을 못해 힘이 더 들지만 또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도 우승에 대한 기억과 앞으로의 희망 때문인 아이러니. 그렇게 김정훈은 성장했다. 180cm로 키는 크게 자라지 않았지만 내적으로는 예전과 비할 수 없이 훌쩍 자라난 것이다.

“선인고 시절 전형준 코치님, 그리고 지금의 이재구·김성민 코치님과 선배님들로부터 기술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진동환 감독님께서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키워 주셨어요.”

이어 “김영인 교수님의 가르침에 제가 더욱 커나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부모나 두 누나에게는 아직도 귀여운 막내지만 코트 위에서는 냉철한 승부사. 대학 무대에서 첫 우승을 기록한 김정훈은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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