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자신의 이익과는 아무 상관없이 태권도라는 큰 나무에 거름을 주는 사람도 있다. 30여년 태권도계에 몸담아오다 금융권에 재직 중인 한 태권도인의 후배 사랑이 화제다. 금융관련 상담은 물론 실질적 혜택까지 베푸는 훈훈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서울 은평구 증산동의 나동식(62) 새마을금고 이사장. 증산동에서만 38년 동안 도장을 운영했던 나 이사장은 은평구태권도협회장과 대한태권도협회 경기위원장 등 태권도계에서도 왕성하게 일해왔던 인물이다.

나 이사장은 지금 태권도장을 운영하거나 태권도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며 자금에 어려움을 겪는 태권도 후배들에게 특별대출로 지원해 주고 있다. 자산 1천억 대의 증산동 새마을금고를 열어 소득이 낮거나 신용이 낮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 서민들과 마찬가지로 태권도인들에게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나 이사장은 한편 태권도 관련 단체에서 태권도를 이끌고 가는 1%의 사람이라도 그 자리가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게 아니라 태권도를 위해 희생하는 자리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차리는 곳이 아니라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일선 도장이나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강조한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엘리트 지도자들 중 나동식 경기위원장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굽히지 않는 주관으로 부정한 일과는 타협하지 않고 경기장을 주름잡았던 과거의 행적 때문이다. 

10여년 경기위원장으로 코트를 호령하던 그에게서는 60이 넘은 나이에 아직 강한 카리스마가 엿보였다. 태권도인이라면 태권도를 통해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기보다는 태권도를 성장시키기 위해 봉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 태권도 정신이 느껴진다.

나 이사장은 3년 전 위암판정으로 대수술을 했지만 지금 건강하다. 인터뷰 도중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직접 일어서서 멋진 내려차기를 보여줄 정도로 건강에 자신을 보였다.

"태권도 수련으로 기초체력이 있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참 고마운 일이죠. 지금 내가 태권도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것입니다. 힘들게 일선에서 도장을 운영하며 태권도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젊은 태권도인들에게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히 도와줄 것입니다."

일선 도장에서 수련생을 지도할 때나 경기장에서 경기위원장으로 활약할 때나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있는 지금이나 태권도를 향한 마음은 한결같다. 나 이사장은 영원한 태권도인임을 자부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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