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조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태권도는 우리 선수들의 버팀목”

어려운 환경, 강도 높은 훈련으로 극복

서울 신남초등학교 태권도부는 소년체전에서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자를 배출하는 감격을 맛봤다. 지난 12일 대전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제39회 소년체전 태권도 경기에서 서울시 대표로 출전한 남자초등부 라이트급의 김장섭(6학년)이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고, 전날 핀급의 한승민(6학년)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두 명의 메달리스트뿐만 아니라 신남초는 이번 소년체전에 서울시 대표로 남자 페더급 김현종(6학년), 웰터급 김태홍(5학년), 헤비급 김인경(6학년) 등 모두 5명이나 출전시켰다. 11개 체급 총 11명의 서울시 대표 가운데 거의 절반이 신남초 선수들이었던 것이다. 다른 시도(市道)에 비해 수차례에 걸친 치열한 선발전을 통과하며 신남초 선수들은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김병조 코치(37)는 “최초로 소년체전 금메달을 안겨준 김장섭과 귀한 동메달을 가져온 한승민,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 대표선수들 모두가 대견스럽다”면서 “출전자들뿐 아니라 우리 태권도부원들이 함께 이번 소년체전을 앞두고 여름방학 동안 훈련함으로써 전반적으로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김병조 코치

입에서 쇳내가 날 정도로 달리고 또 달린다. 그렇게 오전에 체력을 다지고 나면 태권도실에서 기술·전술 훈련이 진행된다. 스텝 겨루기를 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 격렬하다. 칠판에는 훈련 스케줄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한여름 하루하루의 일과가 지났고 소년체전도 끝났다.

하지만 신남초 태권도부의 여름방학 훈련은 지속됐다. 물론 개학을 하고 학기 중에는 정규 수업 이외 시간에만 훈련하지만 역시 강도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초등학교 운동부로서는 매서울 정도로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김 코치는 “우리 선수들에게 태권도는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의를 지닌다”고 운을 뗐다.

양천구 신월6동에 위치한 신남초등학교에 찾아가기 위해서는 골목을 지나야 한다. 다소 후미진 주택가가 형성돼 있으며 재개발 공사 현장도 있고, 이미 들어선 아파트 단지도 있다. 서울에서도 변두리에 해당되는 그곳의 지리적 상황이 바로 신남초 태권도부원들의 현실이다.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 비교적 괜찮은 가정 형편의 학생이 전학온 경우도 있지만 또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그리고 편부모, 조손 가정인 경우도 있다. 너무 일찍 매정한 세상을 알아버린 그들은 어린 나이에 방황하기도 한다. 김 코치는 “우리 부원들에게 태권도는 선수로서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 세상에 당당하게 맞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이다”고 말했다.

단순한 취미를 넘어서는 차원이기 때문이었을까, 신남초는 초등부 강호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서울의 시장기, 협회장기, 교육감기 우승을 최근 몇 년 동안 놓친 적 없이 연패(連覇)하고 있다. 전국 대회 출전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고 올해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소년체전 대표는 해마다 꾸준히 배출하며 입상 성과를 올렸고, 드디어 금메달까지 나왔다.

김 코치는 “2005 11월 창단 이후 비교적 슬럼프 없이 달려 온 것 같다”며 지난 2006년부터 태권도부에 힘을 실어 준 오동혁 감독교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서울시 개인선수권대회에 대비해 훈련하는 신남초등학교 태권도부원들의 기합소리가 승리의 메아리를 일으킨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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