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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국기원시범은 퍼포먼스와 구분돼야
  • 허정행 국기원 시범단원
  • 승인 2005.12.26 00:00
  • 호수 480
  • 댓글 1

지난 11월 28일자 태권도신문은 “국기원 시범단 ‘새로운 돌파구’ 찾아야”라는 글에서 국기원 시범단의 시범프로그램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시범단의 시범프로그램이 예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것이 없으며, 연출과 창의성에서도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대중적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국기원 시범단의 단원으로서 우선 태권도신문의 우려와 관심에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그 글은 태권도 시범의 정체성과 국기원 시범단의 역할에 대해 다소 편향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태권도 시범이란 ‘태권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보여주는 활동으로 태권도에 관한 기술뿐 아니라 수련자의 정신적 기풍까지 포함해서 실제 연기를 통해 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규형, 2001 오늘의 다시 보는 태권도)’이다.

특히 국기원은 한국 태권도의 전통적인 정신과 기술 및 고유성을 유지·발전시키는 중추적 기관이다. 이에 따라 국기원 시범단은 태권도의 한 면이 아니라 전반적인 정신과 기술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요즘 태권도 시범과 그 변형을 보면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실험정신에 입각해 극적요소를 가미한 시범(공연)도 있고, 변형된 도복, 화려한 조명과 무대연출 등을 통해 창의적인 퍼포먼스를 계발한 팀들도 있다. 대중에게 보다 다양하고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움직임일 것이다.

필자는 그런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앞으로도 더욱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그렇다면 국기원 시범단의 프로그램은 위와 같은 변화의 흐름에 둔화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절대 아니다”이다. 왜냐하면 국기원 시범단엔 나름의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공연단은 태권도·무용·아크로바틱 전공자 및 기타 연기자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들을 태권도 시범단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또한 그들의 공연 프로그램은 태권도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국기원 시범단은 단원들의 실력이 부족하거나 관중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동작을 모르기 때문에 시범프로그램 종류의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다.

국기원 시범단의 프로그램은 태권도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프로그램의 장르를 엄격히 하는 것일 뿐이다.

국기원 시범단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시범단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우리의 관객은 한국 태권도인 뿐 아니라 전세계 태권도인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과 정신, 기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가?' 이것이 국기원 시범단이 고민하는 문제다.

지난해 국내 한 일간지 기자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무술축제에 참가한 기억이 떠오른다. 다양한 무술 종목이 서로 기량을 뽐내는 퍼포먼스식 축제였다. 화려한 조명과 힙합과 같은 빠른 음악을 곁들인 다양한 무술이 선보였다.

그 축제의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국기원 시범단도 다양한 준비를 해서 갔지만 정작 무대에선 가장 태권도다운 프로그램만 선보였다. 국기원 시범단의 목표는 다양한 무술 장르와 무용, 아크로바틱이 접목되어 태권도의 주체성을 잃은 퍼포먼스가 아닌 가장 한국적인 태권도를 담아낼 수 있는 시범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시범에 객석을 메웠던 청중과 타 무술 공연자들의 뜨거운 호응과 갈채를 보냈음은 물론이다.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및 기타 다른 소속의 시범단, 그리고 퍼포먼스식의 공연단을 구분지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태권도 홍보에 있어서 각자의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

허정행 국기원 시범단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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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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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2005-12-31 12:31:49

    저는 현재 중국에서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는 사범으로 허정행님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을 합니다.
    이곳은 한국처럼 다양하고 화려한 태권도 보다는 국가적으로는 겨루기 중심으로...민간차원으로는 정석 태권도 교육에 잘 부합이 됩니다.
    퍼포먼스적인 영상을 보면 이곳 수련생들은 아름답다는 표현으로 쓰면서도 태권도가 아닌 하나의 공연물로 보고 있지만 태권도 시범 영상을 보았을때는 멋있다! 나도 태권도를 수련하면 할 수 있을까? 라면서 태권도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꺼냅니다.
    정체성을 얘기했듯이 일관된 하지만 보이지 않는 창조적인 동작들의 구성은 이규형 사범님과 단원들의 노력으로서 인정을 해주어야 하고 그들의 시범(표현)을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상황의 흐름에, 관중들의 입맛에 너무 편중되기 보단 태권도 동작 본연의 것을 멋있고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지금의 것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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