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엔 아픈 줄도 몰라요”

8강전서 다친 오른발로 결승서 완승

“경기할 때는 아픈 것도 잘 모르겠어요. 스프레이를 뿌렸을 때는 물론 통증 때문이었죠. 하지만 코트 안에서는 경기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돼요. 경기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죠.”

아픈 다리를 가지고도 결승전에서 부산 대표 고지은을 12대 7, 비교적 많은 점수 차로 제압했다.

이연희는 2학년인 지난해부터 전국무대 우승권에서 활약해 왔다. 지난해 국방부장관기대회 우승을 비롯해 여러 대회에서 입상 전과를 올렸고, 올해 5·18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의 영예까지 안았다.

“지난해 소년체전에서는 3위에 그쳤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건 제게 특별히 의미 있는 일이에요.”

자신의 태권도 이력에 또 하나의 설레는 기록을 더하게 됐다며 기뻐한다. 7살 때 ‘언니 따라’ 시작한 태권도가 마냥 좋았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 도장에서 선수부 생활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겨루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언니는 태권도를 그만뒀는데 저는 그만두고 싶지가 않았어요. 잘하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고, 관심 가지고 좋아해 주면 기쁘잖아요. 힘든 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좋았어요.”

중학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입상 기록이 전혀 없는, 가능성만 지닌 소녀였다. 태권도를 좋아하며 보낸 시간이 축적됨에 따라 2학년인 지난해부터 기량이 활짝 피어났던 것. 3·15대회 3위 입상을 시작으로 문체부장관기대회에서는 준우승했고, 국방부장관기대회에서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차곡차곡 상승 단계를 그렸다. 3학년이 된 올해 3·15대회 준우승, 5·18대회 우승을 거쳐 이번 소년체전에서 절정을 누렸다.

“동성체육관에서 선수부 생활을 시작할 때 기본기를 잘 익힐 수 있었던 게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껴져요. 임병룡 관장님과 김원석·강구화·전태룡 사범님께서 잘 가르쳐 주셨어요. 그리고 지금 허영만 감독님과 김정일 코치님의 가르침에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매일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걸려서 학교에 등교하는 힘겨움 속에서 친구들의 격려도 그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관심과 언니, 동생들의 성원, 그리고 부모님의 지원을 생각하면 밝은 소녀 이연희는 사랑의 기쁨으로 목이 멜 정도다.

삼성에스원 ‘드림팀’을 가슴 설레며 좋아하는 소녀 이연희. 몇 년 후에는 자신이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고자 한다.

“국가대표가 꿈이에요.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거예요.”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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