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가대표 배출로 강자대열에

노장선수들 솔선수범이 팀 사기 높여

제주도청이 최근 지속적인 국가대표 배출로 두각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영한이 국가대표 1진, 이슬기가 2진으로 선발됐고, 올해에는 정영한과 함규환이 나란히 국가대표 2진이 됐다.

두터운 선수층을 기반으로 한 대학팀, 대표급 우수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쟁쟁한 실업팀들이 버티고 있는 마당에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시군 및 도청팀들이 설 자리는 상대적으로 좁다. 이런 환경에서 남녀 각 4명으로 구성된 제주도청이 꾸준히 국가대표를 배출해 내는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팀의 맏형 정영한의 지난해 1진, 올해 2진으로 대표선수의 자리를 지키며 팀 사기를 크게 끌어올려 놓았다. 게다가 정영한은 지난해 국민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아 문무를 겸비한 선수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고대휴 감독

그러나 경기장에서 보이는 팀의 강점은 젊은 지도자의 열정이다. 고대휴 감독은 제주 남주고와 제주대, 삼성에스원을 거치며 1999년 세계선수권대회 1위를 비롯해 월드컵대회 금메달을 두 번이나 획득한 유능한 선수 출신. 그 역시 제주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엘리트 지도자다.

경기장에서 마주치는 고 감독은 선수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외관도 그렇지만 늘 같은 눈높이로 선수와 대화하고 지난 실수를 지적하기보다는 함께 의논하고 작전을 논의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세컨드로 경기에 참여할 때 그의 엉덩이는 의자에 오래 붙어있는 적이 없다. 이리저리로 움직이고 손짓발짓으로 선수와 끊임없이 소통한다. 다급한 목소리로 작전을 지시하고 때로는 눈짓만으로 비밀스럽게 선수와 사인을 주고받는다. 저렇게 한 경기 치르고 나면 선수만큼이나 지도자도 체력이 소모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고 감독에게 더러 농담조로 “대표선발전도 아닌데 뭘 그리 기를 쓰느냐?”며 우스개도 한다.

경기장 밖에서는 부드러운 인상으로 언제나 예의바른 태권도인일 뿐이지만 경기에만 임하면 선수의 지도 이외에는 어떤 생각도 없다. 선수는 경기에 충실하고, 지도자는 지도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된다는 그의 강직한 주관 이외에 어떤 이유도 없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색 때문에 고립된 느낌이 많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그 벽이 많이 낮아졌다 하더라도 아직 육지처럼 이동이 수월하지는 않다. 이런 점은 선수 스카우트에도 적잖게 영향을 미쳤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제주도청의 적극 지원으로 훈련 환경이 좋은 데다 팀 분위도 좋아 점차 선수들이 선호하는 팀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청정 제주에서 8명의 선수로 강팀들을 제치고 매번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제주도청팀이 올해는 또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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