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도장에서 어린 수련생들을 지도하는 관장이나 사범들이 갖춰야 할 자격은 어떤 것일가?

국기원은 1972년 설립과 함께 태권도의 정신과 기술을 올바르게 보급하고 전문적 지식과 인격적 소양을 갖춘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사범지도자연수를 시작하였다. 1983년에는 핵심 사업의 하나로 태권도 지도자 연수원을 발족했고 정부도 태권도의 경우 국기원에서 발급한 태권도 사범지도자 3급 자격증이 있어야만 일선 도장에서 수련생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할 수 있도록 했다.

국기원은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사범지도자 교육에서 하루에 8시간씩 열흘 동안 총 80시간을 이수하고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만 지도자 자격증을 발부하였다. 1990년 2월 23일 지도자 연수원은 체육부로부터 생활체육지도자교육의 연수원으로 지정되었고 1992년에 들어서면서 생활체육지도자 연수과정을 신설하며 지도자 사범교육과 병행해 교육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이때부터 오히려 사범교육의 기간이 지금의 5일 40시간으로 줄어들었다.

태권도 3급 사범지도자 자격은 23세 이상, 공인4단 이상이면 누구나 연수비용 10만원으로 사법교육을 이수하면 취득이 가능하다. 물론 신청만 한다고 누구나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서류전형만으로도 사범연수가 가능했다. 2008년도에는 2,766명이 접수해 연수를 받았으나 최종 필기와 실기 테스트에서 1,572명이 합격돼 약 60%의 합격률을 보였다. 하지만 2009년에 들어오면서 연수 이전에 실기전형을 실시해 2,417명의 연수 신청자 가운데 실기테스트를 통과한 1,492명만이 연수를 받고 최종적으로 1,274명이 합격, 50%의 합격률을 보였다.

연수 신청자들의 자격 심사가 서류전형에서 실기전형으로 바뀐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지도자의 첫 관문이 되는 3급 사범교육이 5일간 40시간으로 대폭 줄어든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10년 현재 3급 자격은 닷새에 걸쳐 40시간 배우고 필기 및 실기테스트를 통과하면 누구나 취득할 수 있다. 어렵지 않다. 공인4단 이상이면 누구나 3급 사범자격을 손쉽게 취득해 어린 수련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1, 2급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오히려 자격심사가 더 형식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5일 열린 국기원의 제3차 임시이사회에서 모 이사가 지도자 사범연수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다음 이사회까지 개선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태권도 지도자사범의 자질을 거론하면서 “일선에서 어린 수련생들을 가르치는 사범이 단 5일 교육받고 나가서 태권도를 지도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발상이다.”며 연수기간을 늘리고 강사의 격을 높여 기술만 전수하는 지도자가 아닌, 인성과 소양을 모두 갖춘 지도자를 배출하는 데 연수원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짧은 연수기간과 연수 내용도 문제지만 사범 자격증을 너무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태권도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위해서도 자격증 발부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기원 연수원의 한 관계자도 “최근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위해 내년을 목표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3급 사범교육 교재는 사범의 소양 자질 향상에 중점을 맞춰 준비 중이며 1, 2급 사범교육은 심화과정과 관리에 중점을 두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기원의 지도자사범교육은 무책임한 도장 사범의 양산이 아니라 태권도 지도자로서의 의식과 덕목을 함양하고 자질을 갖춘 이상적인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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