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선수 4명과 여자선수 4명과 고대휴 감독, 이렇게 9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 제주특별자치도청 태권도팀이 지난달 15일부터 보름 동안 태국 대표선수들과 훈련하기 위하여 방콕에 있는 태국 선수촌을 방문하였다. 태권도 종주국의 선수로 자부해온 우리로서는 무에타이의 나라에서 갖게 된 이번 전지훈련에 묘한 감흥을 느꼈다. 

6월 15일 인천공항에서 전지훈련에 대한 기대와 걱정 등을 안고 오후 7시 15분 출발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시각 같은 날 밤 11시 20분에 방콕 공항에 도착하며 전지훈련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태국 대표선수들의 훈련은 오전 6시와 오후 5시에 시작됐다. 가장 무더운 시간대를 피해서 훈련을 하는 것 같았다.

훈련장에 도착하니 30명 정도의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는데 주니어 팀과 시니어 팀이 같이 훈련한다고 했다. 그 순간 주니어와 시니어가 같이 훈련하면 몇 년 뒤 시니어 대표선수가 될 주니어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은 우선 1시간가량 스텝 겨루기로 워밍업을 한 뒤, 스트레칭, 미트 발차기, 얼굴 발차기 연습, 샌드백 차기로 이어졌다. 여기서 한 가지 새로운 훈련 방식을 접했는데, 그것은 얼굴 발차기 연습이었다. 헤드기어 20개쯤을 사람 얼굴 정도 높이에 1~2미터 간격으로 동그랗게 고정시키고 선수들이 한 개의 헤드기어 앞에서 얼굴 발차기를 두 번씩 한 뒤 다음 헤드기어로 자리를 옮겨가서 얼굴 발차기를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었다.

자리를 바꿀 때면 재빠르게 비어있는 헤드기어를 찾아가야 하고 코치의 종료 호각 소리가 들릴 때까지 계속해서 연습을 반복했다. 이 훈련은 얼굴 발차기의 반복 연습과 동시에 긴 시간 동안 훈련이 지속되므로써 지구력 훈련까지 되는 좋은 훈련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이러한 새로운 훈련방법을 배울 수 있고, 또 외국 선수들은 얼마나, 어떻게 훈련을 하기에 우리나라 선수들을 넘어서는 기량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알 수 있어 참으로 유익한 경험이라 생각되었다. 국제 경기를 대비해 해외의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함으로써 미리 외국선수들에 적응도 할 수 있으니 종주국이라고 해서 해외 전지훈련은 필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오래 전 잘못 알려진 얘기가 아닌가 싶다.

태국 전지훈련을 통해 느낀 점은 우리나라 태권도 선수들보다 태국선수들이 태권도를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큰 것 같았고, 국내에서 훈련할 때에는 바로 코앞에 닥친 경기만을 위해 했었는데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보다 먼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태권도 선수들은 오직 태권도에만 열중해서 특히 중고교나 대학교 선수들은 공부에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태국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태권도와 체육 전공 외에 다른 학과를 지원하여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얘기는 아마도 오래전부터 미국 등의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선수를 비교하며 있어 왔던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는 이런 점을 등한시하고 고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정영한(제주도청 태권도팀)>

정영한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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