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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사범 수기(10)- ‘돌멩이 되게 하소서’-2


  왜 기본 발차기를 연습해야 하나     


적응, 그리고 이사

미국에 온 지 1년 하고도 3개월, 이제는 어느 정도 형님 도장에 익숙해지고 미국 생활에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나의 수업시간에도 다른 사범들의 수업시간 못지않게 학생들의 참여가 늘어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미국 학생들에게 맞는 수업을 할 정도가 되었을 무렵 나는 색다른 도전을 받았다.

   

 

그 도전은 다름이 아니라 학생으로부터였다. 오전 수업에 보조사범으로 들어갔을 때였다. 내가 이제 막 등록한 50대 아저씨를 가르치는 시간이었다. 그분에게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그리고 막기 동작의 기본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분이 “Why do we practice basic kicks?(우리는 왜 이런 기본 발차기를 연습해야 하느냐?)" 하고 질문하였다. 나는 무어라고 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한 번도 왜 우리가 발차기를 하는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격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왜 앞차기는 그렇게 해야 하고, 왜 옆차기는 그렇게 해야 하고, 돌려차기를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영어가 안 되어 설명할 수 없으니 다음에 답해주겠다는 변명을 대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런 후 나는 발차기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나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릴 수 있었다.

다음과 같이 나는 발차기의 기본동작에 대해 정의를 할 수 있었다. 태권도의 기본동작은 이렇게 시작된다(실질적으로 모든 무술의 기본동작은 같은 것이다). 가격자가 상대방의 어느 부위를 찰 것인가를 떠나서, 상대가 어느 방향에 위치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어떤 공격이 우리의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아니하고 가장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자면 상대가 정면에 있는데 뒤차기로 가격한다면 몸을 틀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연습과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면에 있는 상대를 앞차기로 가격한다면 많은 노력과 연습이 없이도 아주 정확하게 가격할 수 있다. 태권도의 발차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내가 한 방향을 향하여 나의 몸 중심을 잡고 있을 때 상대가 십방(十方)에서 나를 향하여 공격하여 오면 어떠한 발차기 기술이 가장 적합하고 무리가 없으며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여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가, 하고 생각하면 기본 발차기의 모든 틀이 형성될 수가 있는 것이다.

아래의 보기(그림)를 이용하여 보자.

 

   

가격자가 정면, 즉 A방향을 향하고 있을 때;
A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앞차기가 가장 용이하다.
F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뒤차기가 가장 용이하다.
C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오른발 또는 왼발 옆차기가 가장 용이하다.
B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오른발 또는 왼발 돌려차기가 가장 용이하다.
(여기에서는 역 돌려차기도 가능하다. 역 돌려차기란 일반 돌려차기가 밖에서 안으로 차는 대신에 안에서 밖으로 차는 행위이다.)
D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오른발 또는 왼발 뒤 후려차기가 가장 용이하다.
G(공중의 적)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뛰어차기가 가장 용이하다.(이것은 기본 발차기에 포함할 수도 있고 포함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모든 공중차기는 위의 모든 발차기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H(발아래 또는 지상)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발바닥을 이용한 밟기가 가장 용이하다.

이병석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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