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림고 코칭스태프와 학생선수들이 교정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선후배 손잡고 옛 명성 되찾기
구슬땀으로 각자의 꿈 채색
송림고등학교 태권도부원들은 신록이 우거진 분당의 아름다운 교정에서 구슬땀으로 각자의 꿈을 채색하고 있다. 우렁찬 기합소리가 훈련장을 뒤덮는다. 10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6월 상순의 기온을 넘어설 정도로 이들의 훈련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송림고는 최근 몇 년 동안 전국규모 대회에서 종합성적은 물론 개인 전적에서도 입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희망의 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기 시작했다. 경기도 지역대회에서 값진 메달들을 따낸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금메달이 나왔다. 그리고 동메달도 건졌다. 분명 상승세다. 아직 올해는 절반이나 남았는데.
지난달 열린 제32회 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대회에서 라이트헤비급에 출전한 배창권(3학년)이 1위를 차지했다. 수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 귀한 결실이었다.
푸른 계절 5월의 전과를 통해 19명의 소년들은 이미 희망의 실체를 봤다. 이젠 전국대회 입상도 손을 내밀면 닿을 것만 같아 가슴이 뛴다.
이선호 감독(48)은 “지난 2006년 임춘재 코치가 와서 태권도부를 헌신적으로 이끌어 이제 비로소 성과가 나는 것 같다”면서 수훈(首勳)을 제자에게 돌렸다.
송림고는 예전부터 알려진 태권도 명문이었다. 성남에서는 풍생고와 자웅을 겨루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었다. 하지만 추락은 순식간이었고 바닥은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 태권도부 운영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다. 선수들이 하나 둘 떠나기도 했다.
임춘재 코치(38)는 “태권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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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호 감독(왼쪽)과 임춘재 코치 | ||
2006년부터 이 감독과 임 코치가 함께 태권도부 재건에 나섰다.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다. 임 코치가 송림고 재학 시절에도 이 감독은 체육교사였고, 지금까지도 이 학교를 지키고 있다. 둘이 한 마음으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뛰었지만 이미 와해된 팀으로는 우수 선수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일반 도장에서 태권도를 수련했던 학생들을 찾아 나섰다.
임 코치는 그렇게 모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여러분은 최고의 선수가 될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 면서. 실제 자신이 가진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가르쳐 주는 대로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럴 때 정말 지도자로서의 보람도 느끼게 됐다.
선수 시절 ‘독종’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야무졌던 임 코치로서는 올해 거둔 작은 성과쯤 마음에 찰 리가 없다. 그러나 태권도를 좋아하는 어린 선수들의 순수함과 성실함이 그를 감동시켰다. 그래서 임 코치는 모교의 후배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그리스대표팀 지도자 제의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지금은 어린 후배들과의 면담으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진로를 설계하는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경기도회장기 대회 금메달리스트 배창권은 “우승했을 때는 정말 기뻤지요. 그러나 전국대회에서는 아직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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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림고 학생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 ||
땀방울은 참다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 송림고 태권도부는 굵은 땀방울로 착실하게 옛 명성의 궤적을 되찾아가고 있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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