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재능 찾아내 새 전통 창조
▲ 소사고 코칭스태프와 학생선수들이 5·18대회 우승기념 플래카드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창단 10여년 만에 5·18대회 첫 우승 ‘감격’
봄날의 절정에서 겨우내 응축됐던 자신을 가슴 벅차게 터뜨린 건 들판의 꽃망울뿐만이 아니었다. 부천 소사고등학교는 지난 5·18대회에서 창단 이래 전국대회 첫 종합우승이라는 달콤 쌉싸름한 쾌감을 맛봤다. 공립 인문계 고교로서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10년 넘는 연륜 속에 부단히 축적했던 역량을 활짝 피어내며 이뤄낸 소중한 성과다.
지난 8일 소사고 태권도체육관. 오후 수업까지 마친 태권도부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며 기승을 부린 이른 더위도 그들의 열정만큼 뜨겁지는 않았다. 훈련에 임하는 16명 소년들의 초롱초롱한 얼굴에는 ‘하면 되고, 할 수 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열의와 자신이 지닌 재능에 대한 믿음이 가득했다.
소사고 선수들은 중학교 시절 우승 경험은 물론 입상 실적도 드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칫 자신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고 방황의 미로로 빠져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은 현실이었다. 이들이 땀 흘려 정진하며 숨겨졌던 재능을 꽃피우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건 학교 분위기 덕분이었다.
김연중(39) 감독은 “이호영 교장께서 2008년 2학기에 취임한 이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 주셔서 태권도부에 든든한 힘이 됐다”고 감사했다. 꿈의 크기를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준 이 교장, 지난 2006년부터 소사고 체육교사로 재직하며 지난해부터는 체육부장으로 태권도부 운영을 맡아 ‘소통하는 팀 분위기’를 만들어준 김 감독의 노력 위에 김광수 코치의 전문성이 실리면서 소사고 태권도부는 마침내 큰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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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중 감독(왼쪽)과 김광수 코치 | ||
김광수 코치(38)는 “2002년 처음 맡았을 당시 태권도 부원 수는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슴속 열정과 현실이 비례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모두들 꿈을 잃지 않고 버텼다”고 회고했다. 쓰디쓴 세월이었다. 김 코치가 가르친 지 3년 만인 2005년 첫 금메달이 나오는 결실을 보았다. 하지만 6년여 동안 획득한 메달 수가 모두 6개 정도, 너무나 초라했다.
일각에서는 우수한 학생선수가 들어오지 않는 데 대해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김 코치의 주장은 코끝이 찡할 정도로 명쾌했다.
“중학교 전적으로 학생선수의 등급을 매기고 당장의 성적만을 위해 스카우트에 혈안이 되는 행태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취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생선수의 잠재된 능력을 중요하게 여겨요. 그들이 가진 실력을 최대한 표출해 낼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게 제가 할 일이지요. 고교 시절은 가능성이 다분한 시기입니다.”
김 코치는 풍생고와 한국체대를 거치며 국가대표도 지냈고 서른 살을 넘기면서도 실업팀에서 플레잉코치로 활동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프랑스대표팀 코치를 역임했을 정도로 지도 경험도 풍부하다. 그런 그가 선택했던 게 소사고였다. 4명의 교장과 5명의 감독 교사를 겪으며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태권도가 학생선수들의 꿈이자 삶이라고 여겼기에 태권도부의 명맥을 끈기 있게 이어왔다.
지난해부터 소사고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지역대회는 물론 전국규모 대회에서도 개인우승의 전과를 내고 종합성적에서도 입상권에 드는 기쁨을 누렸다. 일취월장의 기세로 올해까지 달려왔다. 무엇보다 소사고는 이제 누구에게도 만만찮은 팀으로 각인됐다.
5·18대회에서 생애 첫 금메달의 영예를 안은 박영현(3학년)은 “올해 더 많은 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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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부 학생선수들이 발차기 훈련을 하고 있다. | ||
주목 받지 못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주인공이다. 새로운 전통을 세워가는 소사고 태권도부는 지금 장구한 역사의 앞부분을 쓰고 있다.
<김진환 기자>
김진환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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