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at situation I trusted the good advice of my wife. She encouraged me to follow my bliss and listen to my inner voice. Otherwise I would regret all my life not to have done what I have recognized as my destiny. So I continued to build up my taekwondo school and tried to put all my strength into it. But it was not all milk and honey, though."
미래를 위한 결정으로 기로에 서게 된 내게 처는 좋은 조언을 해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고, 마음속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나를 격려해 주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운명이라고 믿는 일을 하지 못한 것을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태권도장을 계속 키워나갔고 나의 모든 힘을 도장에 바쳤다. 오랫동안 나는 가족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덕분에 나는 오늘에 이르러 내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매 순간이 꿀처럼 달지는 않았다. 체육이 여러 분야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오스트리아에는 이를 위한 기금이나 정부 보조금이 없었다. 오스트리아는 현대 서구식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지만 대기업의 스폰서는 없다. 특히 태권도와 같이 이국적인(exotic) 운동에는 더 그러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것은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벤처기업과 같았다. 운영이 잘 되면 수입이 생기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을 까먹는 일이 된다.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자금을 대줄 스폰서나 후원자를 거의 찾을 수 없다. 자유시장 경제체제 안에서는 강자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의 위대함과 나 자신의 능력만 믿고 도장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다행히도 어느 나라에 가든지 젊은 세대는 기본적으로 무술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번 해볼 만한 모험이다. 어떤 사업이든지 좋은 상품을 잘 포장하고 훌륭한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면 성공할 수 있다. 이미 세계태권도연맹(WTF)의 노력을 통해 태권도에 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따로 광고를 할 필요도 없었다. 도장을 하기에 적당한 때였다.
태권도 수련생들을 다루는 일은 고된 일이다. 한국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한국의 모든 젊은 태권도 수련생들은 부지런하고 재주도 있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차례 방문을 하면서 느낀 점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다양한 수련생들과 접하게 된다. 공교육에서 체육의 중요성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젊은 아이들의 평균 운동능력이 훨씬 더 떨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다 보면 그 전 세대에 비해 운동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기초반의 수업은 마치 다음과 같은 양상을 띤다.
수업을 시작할 때 수련생들은 줄을 선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수련생들은 줄을 똑바로 서지 못한다. 전에 줄을 맞춰 서 본적이 없어서 만화경(萬華鏡) 속의 그림마냥 시시때때로 그 모양이 바뀐다. 기다리다 못해 사범이 직접 일일이 붙잡아 수련생들을 줄 세워야 한다. 다행히 운이 좋으면 운동 시작을 알리는 경례를 마칠 때까지 줄이 유지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줄 세우기 작업을 다시 한 번 해야 한다. 준비운동을 할 때쯤 되면 수련생들이 다시 도장 여기저기서 헤매고 있다. 마치 요요처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발작이나 하듯이 말이다. 이렇게 준비 운동을 마치면 기본동작을 하기 위해 다시 줄을 맞추려고 애를 쓴다. 모두가 수련에 집중하는 날은 그나마 운이 좋은 날이다. (이런 날은 천체가 제대로 운행되고 있는 날이며, 지구 자기장이 도장 양 벽과 제대로 일직선을 이룬 날이다.) 전체 수련생이 모두 정면을 바라보는 날이 있다면 그 날은 보름달이 한 번 더 뜨는 날이다.
이제 본 운동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태권도 기술을 연마하려면 집중과 코디네이션이 요구된다. 그러나 수련생들은 이런 말조차 들은 적이 없다. 지난주에 두 번씩이나 그 전에 배운 것을 반복 수련했어도, 이번 주가 되면 기억하는 것이 없다. 수련이 끝나는 바로 그 순간부터 두뇌 속에 있는 디스크에서 배운 것을 잊어버리게 하는 말소작업이 일어난다. 그냥 말소가 아니라 완전말소가 일어난다. ‘0’과 ‘1’이라는 숫자가 세 번씩이나 겹쳐 쓰였는데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에 배운 것을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노베르트 모쉬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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