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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부정단증 발급 논란 ‘일파만파’가정불화로 불거져 나온 국기원 단증의 부실한 관리 실태
발급 업무 위임했어도 관리· 감독 소홀은 국기원 책임 있어
국기원, 관련자 단증 취소하고 해임· 대기발령 등 긴급조치
  • 김홍철 기자
  • 승인 2006.08.14 17:16
  • 호수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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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민원으로 시작된 태권도 부정단증 발급 논란이 태권도계는 물론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면서 국기원이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사건 진화에 나섰다.

지난 7일 YTN은 ‘태권도 단증 부정 발급 확인’이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태권도 단증을 국기원 일부 관계자와 일선 태권도장 사범이 무단으로 발급했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김 모씨 등 2명이 일선 태권도장 사범 장 모씨를 통해 태권도 단증을 부정 발급받은 사실을 적발해 김씨 등 2명의 단증과 이를 도운 장씨의 국기원 내 직책을 박탈했다”고 보도해 태권도계는 물론 일반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던졌다.

지난 3월 국기원에서 열린 고단자 심사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부정단증 사건의 발단

지난달 11일 오후 국기원 홈페이지에 ‘태권도 부정 단증 발급한 국기원 직원을 고발합니다’라는 A4 3장으로된 장문의 편지가 올라왔다.

작성자가 김은상으로 돼있는 편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실명을 직접적으로 거론치는 않았지만 “국기원 내부의 한 고위간부가 사사로이 태권도 단증을 부정발급하고 있다”면서 “남편이 어학 연수차 캐나다에 5개월간 나가 있었는데 이때 5단 단증이 취득돼 있었다는 사실과 본인 역시 생전에 태권도는 해보지 않고 애만 키우며 살았는데 공인 2단 자격이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다”라고 자신과 남편에게 부정단증이 발급된 구체적인 실례를 적었다.

또 김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의도대로 현재 두 곳(방송사)에서 일정분량 촬영까지 마친 상태”라며 “우연히 국기원의 개혁과 국기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수십, 수백의 회원으로 구성된 단체를 알게 됐고, 이들과 현재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김씨는 자신들이 부정단증을 발급받게 된 것은 국기원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시아버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실명을 거론치는 않았지만 특정인을 지목했다.

발단의 실체는 가정불화

부정단증 발급을 국기원 게시판에 올리고 특정 언론사와 인터뷰를 한 김은상(28)씨는 김봉기 국기원 비서실 차장의 며느리로 밝혀졌다. 

문제의 편지에서도 작성자는 부정단증 발급의 핵심이 자신의 시아버지임을 밝히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작성자는 “자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사람의 며느리였지만 현재는 이혼소송 중”이라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원한에 의함 것임을 밝힌다”고 적었다.

특히 5년간의 결혼생활 중에 남편과 시댁 사이에서 억울함을 겪었던 개인사정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부정단증 발급문제를 언급해 자신의 시아버지인 김봉기 국기원 비서실 차장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 올린 것임을 나타냈다.

특히 “이 자가 소위 국기원장님의 오른팔이라는데 어느 누가 이러한 부정에 국기원장님이 개입이 안 됐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라고 적어 부정발급 사건이 확대되기를 부추기는 글귀도 있어, 가족 간의 심각한 갈등이 국기원 전체의 부정발급 사건으로 확대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2004년 3월부터 국기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김봉기 비서실 차장의 경우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점인 2002년, 2003년과는 직접적인 개연성은 없지만 국기원에 근무하고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가정불화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됐다.  

국기원의 진상조사 

국기원은 김은상씨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자체 판단을 내리고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부정단증 발급은 국기원이 심사업무를 위임한 경찰청 상무관 관계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심사업무의 관리에 중대한 허점이 확인됐다.

국기원은 지난 18일 편지 작성자인 김은상씨와 그의 남편인 김태훈씨의 단증 발급에 대한 서류조회를 실시하고, 이튿날인 19일 경찰청 상무관 단증 추천경위 확인 공문발송과 함께 2006년도 상반기까지 경찰청을 통해 들어온 승단인원 전체를 조사했다.

25일 이번 단증 부정발급 사건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장기승 경찰청 상무관 관장에게 사실 확인서를 받은 후 김태훈(4, 5단), 김은상(1, 2단)에게 취득경위에 대해 확인을 요청, 27일 김태훈씨는 사실 확인서를 국기원에 제출했지만 김은상씨는 제출치 않았다.

우선 국기원은 조사 과정에서 심사규정 제5조(추천권) “1항”과 제7조(심사이행) “2항”의 ‘5단 이하는 시도 및 군단위로 위임 한다’는 규정에 의거해 경찰청, 경호실, 국방부, 국정원 등에 태권도 5단 이하 심사업무가 위임돼 있고 국기원은 심사 결과를 근거로 단증을 발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씨는 1994년 2월 6일자로 3단을 취득했고, 1996년 10월경 김봉기 비서실 차장의 부탁으로 장기승 경찰청 상무관 관장에게서 개인지도를 받았고, 1997년 4월 4일 경찰청 전경 승단심사에 4단 심사를 신청, 합격했다고 주장하지만, 국기원은 일반인인 김씨가 경찰청 심사를 신청하거나 경찰청이 이를 심사하는 것은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규명했다.

또 김태훈씨는 2002년 1월 초 장 관장을 찾아가 캐나다에 가서 아내와 함께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싶다면서 본인의 5단과 아내의 1단 취득을 부탁했고, 장 관장은 김태훈씨를 2002년 3월 16일, 김은상씨를 2002년 1월 5일 각각 경찰청 일반심사에 접수시켜 합격처리했고, 2003년 5월 김태훈씨가 장 관장을 찾아가 아내의 태권도 단이 높으면 태권도장을 홍보하는데 효과가 있다며 김은상씨의 2단 취득을 부탁, 2003년 6월 3일 경찰청 일반심사에 접수시켜 합격처리했고, 국기원에 단증발급을 요청해 단증을 발급받았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건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

국기원은 지난 3일자로 김태훈, 김은상씨가 부정으로 발급받은 단증에 대해 취소결정을 내리고 통보 조치했다.

또 자신의 권한을 임의로 행사, 두 사람을 합격 처리해 국기원으로부터 단증을 발급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기승 경찰청 상무관 관장이 갖고 있던 고단자심사위원, 해외심사위원, 국내심사위원 등 3개 위촉직에서 해임조치 시켰다.

김봉기 국기원 비서실 차장은 지난달 19일부로 이번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대기발령  조치했다.

향후 대책은?

국기원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경찰청과 국방부는 한 달에 1~2회, 경호실은 한 해에 1~2회, 국정원은 한 해에 1회 정도 자체적으로 승단 심사를 가져 합격자를 통보해오면 국기원은 서류 검토를 거쳐 단증을 발급하고 있다.

현재 심사권 위임에 따른 단증발급은 이번 사건이 불거진 경찰청을 비롯한 경호실, 국정원, 국방부 등 4개 기관 외에 대한태권도협회를 통해서 16개 시도협회도 5단까지 자체적으로 심사, 그 결과만을 국기원에 통보해서 이루어지도록 돼 있다.

따라서 국기원은 이번 사건의 책임은 경찰청 담당 관장이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 있는 것으로 국기원의 잘못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단증 발급은 언론보도를 통해 전체 사회로 확산됐고 태권도 단증에 대한 공신력 실추와 함께 국기원은 물론 태권도의 명예에 치명타를 입혔다.

또 4개 정부기관을 비롯해 16개 시도협회에 심사권을 위임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우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급한 모습으로만 보인다.

국기원은 태권도 단증을 발급하는 주무기관이다. 따라서 심사가 정확하게 이뤄지는지, 위임받은 단체들을 관리· 감독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국기원은 심사관을 직접 파견하면 위임받은 기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춰져 마찰을 빚을 수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만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사건이 재발한다면 국기원의 설명은 핑계에 불과할 뿐 직무유기를 했다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국기원으로부터 심사권을 위임받아 실시하는 단체들 역시 권한 침해 등을 들먹이며 국기원의 관리· 감독을 거부하다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한다면 태권도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태권도의 단증이 일부 태권도 제도권 인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만큼 일선에서 태권도 보급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체 태권도인들과 태권도를 수련하는 전 세계 어린 꿈나무들을 위해서라도 부정발급에 대한 강력한 행정조치와 불미스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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