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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정해준 태권도 인생(4)
  • 노베르트 모쉬
  • 승인 2010.04.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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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왜 태극기에 경례해

“We are training taekwondo, taekwondo originated in Korea, and we are respecting this fact by bowing to the flag.”

한국인 사범에게는 논리적이며 당연시되는 것이 외국인 수련생에게는 이상하게 느껴지고 혼동을 일으킨다. 외국인 수련생은 궁금한 것이 많다. 한국 국기에 나타난 심볼은 무엇을 뜻하는지? 왜 빨갛고 파란 문양이 새겨져 있는지? 왜 절을 해야 하는지? 수련 시간에 왜 편안한 티셔츠를 입으면 안 되는지? 왜 사범 앞에서 선글라스를 쓰면 불쾌하게 생각하는지? 우리는 한국인도 아닌데 왜 한국 국기 앞에서 경례를 해야 하는지? 왜 도복 색깔이 하얀지? 띠는 왜 묶어야 하고, 왜 한 가지 방식만을 고집하는지? 왜...? 어째서...? 질문은 끝없이 쏟아져 나온다.

당시 오스트리아 사람으로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너 바보냐?’ 라고 말할 수 없었다. 모든 질문에 답을 해줘야 했다. 그렇게 하려면 답을 나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었다. 비엔나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논문으로 태권도가 세계화되는 과정에 대한 이론 부분을 연구했다. 또한 한국 문화의 배경과 뿌리를 아주 자세하게 공부했다. 한국에서 유래한 태권도의 사상과 개념을 유럽식으로 전환하는데 위의 방법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오스트리아인은 국기에 경례하는 일이 거의 없다. 비록 한국처럼 작은 나라지만 오스트리아인은 홈랜드(국가)에 대한 자랑스러움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겉으로 표시하지 않는다. 이런 점은 2차대전을 경험한 유럽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배경에 기인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자랑스럽게 국가를 부르고, 국기를 숭상하는 모습은 유럽인들 눈에는 매우 낯설기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 시간 전에 오스트리아 국기에 경례하는 것은 이상하기만 하고, 외국 국기 앞에서 경례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경례를 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럽고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태극기가 한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적 상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태권도의 본산지를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설명하면 이해는 달라진다. ‘우리가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이상 한국에서 시작된 태권도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한국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라고 말이다.

또한 ‘태극기의 심볼은 아시아인들의 철학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설명하면 외국인들에게는 태극기에 대한 부담이 더 적어진다. 해석이 좋으면 ‘문명이나 문화의 충돌’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By the way, the symbols of the Korean flag are rooted very deeply in the Asian philosophy which makes it easier for a foreigner to see it that way. That kind of translation helps a lot when a 'clash of civilizations' or of cultures arises.) 이러한 설명을 한국인 사범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범 자신이 외국인인 데다 그 나라의 풍습을 잘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갈 때마다 나는 태권도에 대해 한 가지라도 더 알고자 애썼다. 태권도의 종주국에서 수련을 하면 태권도에 대해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한국 사범이 외국에 가서 자신이 배운 식으로 태권도를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한국식으로 하고자 한다면 외국인 수련생들은 이러한 부분을 부자연스럽고 이상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머지않아 한국 사범은 자신의 수련생들의 풍습에 따라 자신의 교습 방법을 바꿀 것이고, 수련생들이 힘들어 하는 외래어와 외국인 습관을 버리게 될 것이다. 나는 미국에 있는 한국 사범들이 태권도 기술용어를 한국어로 쓰지 않고 영어로 쓰는 것을 보았다. 예를 들어, ‘뒷차기’를 ‘back kick’(빽 킥)으로, ‘후려차기’를 ‘thrashing kick’(쓰레슁 킥)으로 바꿔 수련시간에 쓰고 있다. 용어가 기술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글 용어를 없앤다는 것은 태권도의 모국과 연결고리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Of course, naming does not change the technique, but loosing the Korean name means loosing a part of the connection to the motherland of taekwondo.)

노베르트 모쉬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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