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y are also willing to accept strange and unknown things and they are ready to train hard. But they demand explanations.'

  태권도의 보편타당성이 세계화 바탕

진실한 태권도 사범님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분들은 하나같이 겸손하셨다. 그 분들은 자신들의 뛰어난 기술을 자랑하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단지 그분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련생의 기분이 좋아지고,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최선을 다하게 만든다. 나는 진솔하신 사범님 몇 분을 알게 되었다. 이런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게는 행운과 같은 것이었고, 나만의 특권으로 인식된다.

태권도라는 긴 여정의 시발점에서 나는 평생 수련해야 얻을 수 있는 통찰력과 지각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한 순간 나는 사범으로서 수련생들 앞에 서 있었다. 태권도를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한 수련생들 앞에 말이다. 그것도 한국인 사범이 아닌 오스트리아 사람으로서 말이다.(Moreover, I am Austrian, not a Korean.) 그래서 나는 한국인 사범이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갖출 수 없었다.(so, I was missing that 'natural' background every Korean master owns.)

태권도가 한국의 무술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수련생들은 한국인 사범이야 말로 완벽한 사범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Everybody knows that taekwondo is a Korean martial art, so most people expect a Korean trainer to be the perfect teacher.) 그러면 나와 같이 한국인이 아닌 사범은 한국의 문화, 사고, 행동양식에서 생성된 태권도의 철학과 기술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는가, 라는 질문을 갖게 된다.

나는 아시아의 문화와 철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나는 한국을 많이 방문했고 한국인 아내와 우리 사이에는 두 대륙에서 성장한 두 명의 자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까지 한국인이 아니며 미래에도 한국인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태권도의 기본 원리에는 보편타당성이 내포되어 있다.(Fortunately the basic principles of taekwondo are universal.) 태권도의 원리는 한 특정한 대륙이나 국가에서 유래한 특정한 사회나 교육에 달려있지 않다.(They do not depend on a single society or on education stemming from a certain continent or country.) 태권도는 도덕적 가치관을 가르치고,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의 국적과는 관계없이 모두에게 공통분모가 되는 윤리적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Taekwondo teaches moral values and leads to a common ethical behavior no matter where the student or the teacher lives or comes from.) 이러한 요소야 말로 태권도가 성공적으로 세계인의 무술로 자리 잡은 이유가 되었다.(This may explain the reason for the successful dissemination of taekwondo as a martial art around the world.)

위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게 되면서 나는 수련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데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나의 문제는 태권도의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치는 데 있지 않았다. 태권도 체계의 내적 의미를 전달하려면 사범만의 특정한 수련 경험이 있어야만 했는데 당시 나에게 이러한 경험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수련생으로서 사범님이 가르치는 무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거나 자신이 기대한 답을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인 사범님이 가르치는 교습 방식은 유럽과 같은 다른 대륙에서 학생들이 경험한 학습 방식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사범 생활을 하면서 몇 해가 지나서야 나는 이러한 점을 미국, 캐나다, 한국에서의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알게 되었다. 수련생들은 모두 다른 방식의 교습 방식을 원했다. 자신들의 문화와 교육 방식에 가까운 것을 원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범은 이러한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수업 도중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사범님께 질문할 때마다 내가 얻는 답은 “너, 바보냐!”(babo!)였다. 나의 사범님은 한국인이었다. 그분에게는 태권도의 모든 것이 수정처럼 투명해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수련생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그가 바보처럼 보였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범님의 교습 방법이 이해되기 시작했지만 수련생이 인내심을 가지고 조기에 그만두는 일이 없어야만 그 일이 가능했다. 만일 수련생이 도중하차하면 스스로 배울 자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기 때문에 왜 내가 저런 저능아(that imbecile)에게 시간 낭비를 해야 하는가, 라고 사범님은 생각하셨을 것이다. 대부분의 유럽과 미국의 수련생들은 한국 사범님의 이러한 교습 방식을 불만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태권도 수련을 열망한다.(They are eager to learn.) 그들은 한국 사범님들의 이상하고 이해하지 못할 부분까지도 받아들이고 열심히 수련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그들은 사범님들의 설명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노베르트 모쉬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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