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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캐나다에 17년 태권도 씨뿌린 父子 사범해밀턴 영박태권도장 박영철 관장 · 재현 사범
  • 심대석 기자
  • 승인 2010.04.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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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영박태권도장의 수련모습.
가라테가 유일한 무도처럼 알려졌던 캐나다의 작은 도시 해밀턴에 태권도의 씨를 뿌려 수련생 400여명을 지도하며 17년째 이국땅에 태권도 정신을 전파하는 부자(父子) 사범이 있다. 부산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도장을 운영하다 캐나다 원정에 나선 ‘영박태권도장’의 박영철(57) 관장과 재현(32) 사범 이야기다.

박 관장은 부산에서도 잘 나가는 태권도인이었다. 동성중, 덕원공고에서 선수로 활동하고 해병대에 입대, 해병대 선수로 군 대회를 주름잡았다. 전국체전에는 6차례나 부산대표로 출전, 56회 대회에서 페더급 동메달, 60회 대회에서 미들급 은메달을 따냈다. 또 1980년부터 1993년까지는 부산에서 거학체육관을 개관해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박영철 관장
그러던 그가 캐나다행을 결심한 것은 아이들에게 보다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미지의 세계에서 태권도를 보급해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박 관장이 새 근거지로 택한 해밀턴은 인구 59만 명의 작은 도시. 그러나 그곳은 이미 가라테가 단단히 뿌리박은 터였다.

"가라테의 도복은 소매가 짧아 주먹을 휘두르면 펄럭이는 소리가 커서 더욱 위협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태권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작은 부분부터 태권도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박 관장은 그래서 가장 한국다운 색깔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잡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지도방식은 '한국인다운 정, 따뜻함'이었다. 한국식 예절을 도입한 것도 큰 호응을 얻었다. 수련생이 검은 띠를 따면 부모에게 편지를 써 읽어드리게 하고, 큰절을 올리도록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박 관장은 말이 통하지 않아 많은 고생을 했다. 손바닥에 태권도 용어를 적어 놓고 외우기도 하고, 중학생 아들에게 영어를 물어가면서 지도해야 했다. 심신의 고통으로 처음 2년을 나는 동안 체중이 14Kg이나 빠지기도 했단다. 그런 가운데 캐나다에 오래전 둥지를 튼 김형철 사범, 손태환 사범, 정찬 사범이 지원을 아끼지 않아 아직도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

수련생과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리는 노력으로 현재 그의 도장에는 5명의 한국인 사범과 10명의 외국인 사범이 420여 명의 수련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인 사범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태권도를 수련한 4~6단의 30대 고수, 외국인 사범들은 현지에서 수련한 제자들. 남녀 사범들의 나이도 19세에서 58세까지 다양하다.

110평 규모의 도장은 수련생 수에 비해  협소한 편. 더 이상 수련생을 받지 못할 형편이어서 희망자들은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는다. 또 해마다 250여 명이 참여하는 '박영철배 태권도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요즘은 한국인 사범 중 한 명인 아들 재현 씨가 도장 운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네 살 때 아버지에게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재현 씨는 부산 거학초교에서 전교 회장을 맡았을 만큼 어릴 때부터 리더십을 보였다. 여명중학교 1학년 때 캐나다로 건너온 재현 씨는 버밥고교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하고 토론토대학에서 4년간 장학금을 받았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오스굿 홀 로스쿨을 졸업하며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지금 해밀톤 유일의 한인 변호사다.

그러나 재현 씨는 오전부터 오후 5시까지만 변호사 업무를 보고 이후에는 아버지의 태권도장에서 수련생들을 지도한다. 사범 경력은 고등학생 때부터. 덕분에 박재현 사범이 지도하는 시간에 50~60명의 수련생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수련생들의 입관상담도 재현 씨의 몫.

안정적인 터전을 마련한 박 관장은 캐나다 국가대표 코치로도 3년간 봉사하며 1994년 팬암선수권대회(코스타리카),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필리핀), 1996년 월드컵대회(브라질) 등에 참가했었다.

국내에는 13년간 거학체육관을 운영하는 동안 길러낸 제자들 많다. 그 가운데 9명이 부산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박 관장의 뜻에 따라 ‘영박태권도 시범단’을 만들어 시범도 하고 각종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또 국내에서 ‘영박태권도장배 태권도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평생 태권도와 함께 한 박 관장은 태권도 덕분에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것을 배웠고, 자녀들을 교육시킬 수 있었다며 자신의 천직 태권도에 깊은 애정을 보인다. 70세까지 태권도복을 입고 제자들을 지도하고 싶은 것이 가장 큰 꿈이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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