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의 초등사업관리위원회가 첫 사업으로 오는 6월 전남 고흥에서 전국규모 초등학교 태권도대회를 개최한다. 초등연맹의 3년 공백 후 연맹 부활의 사전작업으로 보인다. 태권도 꿈나무 육성을 담당하는 초등연맹을 부활시키기 전에 시급히 선행돼야 할 중요한 사항들이 있다. 대의원 구성 원칙과 선수들의 소속팀 규정이다.

2006년 KTA 산하단체에서 퇴출되기 전 초등연맹 대의원 대다수는 일선 태권도장 관장들이었다. 학교 교사나 지도자로 구성된 중고연맹 대의원과는 다른 점이었다. 초등연맹에서는 선수 소속 학교장에게 대의원 추천 공문을 발송하고 학교에서는 소속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일반도장 관장을 대의원으로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이와 같은 대의원 선정에는 문제점이 많다. 같은 학교 소속 선수들이 각각 다른 도장에 다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느 관장이 학교팀을 대표하는 대의원이 될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대회 출전도 탐탁찮아 하는 학교장이 추천해준 관장이 학교팀 코치가 되고 연맹 대의원도 될 수 있었다.

초등연맹이 대의원 대다수가 일선도장 관장들로 구성되다 보니 승품단 심사라는 영역까지 넘보게 되고 KTA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체 심사를 강행하려다 결국 퇴출당하게 된 것이다. 그 피해는 어린 꿈나무들이 고스란히 보게 됐다.

그래서 초등연맹은 초등학교 교사나 지도자들로 대의원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등학교들은 중고교와 달리 태권도부 운영 의지가 없다. 중학교 진학에 필요한 것도 아니고 교사들이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마당에 특별히 태권도부를 열심히 육성해 학교 명성을 쌓겠다는 의욕을 가진 교사들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예산도 들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있으니 굳이 운동부를 운영할 이유가 없다. 대회로 인한 모든 문제와 사고는 도장 관장이 책임진다는 각서를 받고서야 대회 참가를 허락해 주는 학교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초등학교 관계자가 참여하는 초등연맹 부활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해결 방안은 KTA의 의지와 노력에 달렸다. 초등학교 꿈나무들이 태권도의 뿌리라고 생각한다면 각 초등학교에서 태권도부를 운영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지도자 파견, 시설과 장비 지원, 장학금 지급 등 학교 측을 움직일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초등학교 중심의 연맹을 만들 수 없다면 ‘유소년연맹’을 만들어 능력과 책임감 있는 일반 도장 관계자들로 하여금 제도권 안에서 어린 꿈나무들을 육성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일이다. 대회 출전 선수의 소속팀도 학교가 아니라 당당히 일반 도장이 되도록 관련 규정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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