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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정해준 태권도 인생(2)
  • 노베르트 모쉬
  • 승인 2010.04.16 10:25
  • 호수 677
  • 댓글 0

‘I had a fateful meeting with a person in Seoul, who likewise had a great influence on my future life as I had on his. Accidentally I met taekwondo grandmaster Lee Kwang Bae, who showed interest to come to Vienna and teach taekwondo there.’

   이광배 사범과의 운명적 만남

물론 나도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참기 힘든 경험을 한 적도 있었다. 당시 나와 내 한국 여자친구는 버스를 타고 아름다운 동해안을 따라 울산까지 여행을 하고 있을 때였다. 운전수가 같은 한국 가요를 8시간 이상 에이트 트랙 레코드(eight track recorder)에 틀어 놨다. 현대 가요였는데 합성기(synthesizer)를 이용한 음악으로 당시 인기가 퍽이나 좋았다. 다른 승객들은 후렴을 열심히 따라 불렀지만 내게는 그 음악이 끝이 없는 한 가지 노래처럼 들렸다. 내게는 고문과도 같았고 마치 나의 뇌 속 깊이 파고드는 것 같았다. 덕분에 나는 그 멜로디를 아직도 기억한다.

또 한 번은 40여 명의 중년 아줌마들에게 강제로 붙들린 적도 있었다. 그 아줌마들은 법주사(Peopjusa)로 여행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우리가 머물던 여관에 함께 묵게 되었다. 밤새 시끄럽게 노래를 했는데 그들과 복도에서 마주치면서 나는 유괴를 당한 꼴이 되었다. 애를 썼지만 아줌마들의 힘에 밀려 그들 방에 끌려 들어갔다. 나는 최소한 두 시간 정도 아줌마들과 노래를 부른 후에야 풀려 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한국 어느 곳에 머물든지 간에 억척스러운 한국 아줌마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

위의 경우를 제외하고 첫 한국 방문 동안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쌓았다. 더욱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내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사람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는데 있었다. 우연히 이광배(Lee Kwang Bae) 큰 사범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비엔나(Vienna)에 가서 태권도를 가르치기를 희망하셨다. 하지만 돈이 없는 가난한 대학생이 어떻게 그런 일을 추진해야 할지 몰랐다. 더군다나 요즘과는 달리 그 당시 취업을 목적으로 오스트리아에 초청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행정적으로도 넘어야 할 장애들이 많았다.

비엔나에 돌아온 후 나는 대학교에 있는 가라테 도장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또 한 번의 운명적인 만남을 경험하게 되었다. 수련생 중에 옛날 학교 동창을 만나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사범님을 초청하는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 친구는 사범 사택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 형편이 괜찮았다. 마침내 우리는 1975년 이광배 큰 사범님을 모시고 비엔나에 첫 태권도장을 오픈했다. 비엔나에 태권도의 첫 씨앗을 심었던 것이다. 몇 달 후 당시 세계태권도연맹 김운용 총재가 비엔나를 방문하여 우리에게 기념패를 주는 영광도 누릴 수 있었다. 그 후 몇 년 동안 나는 수련을 열심히 했다. 새로운 무술을 배우고자 많은 수련생들이 우리 도장으로 몰려들었다.

얼마 후 나는 큰 사범님의 도움으로 내 소유의 도장을 열 수 있었다. 3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나는 이광배 큰 사범님이 나의 스승으로 뿐 아니라 좋은 친구로 대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신이 수련하는 것과 남을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Teaching your own students is completely different from doing training for yourself.) 내 도장을 연 목적은 오직 내 수련과 큰 사범님의 생활을 돕기 위해서였다.

당시 나는 도장을 운영하며 수련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큰 사범님의 손이 모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돕다보니 수련장 양 옆을 왔다 갔다 하며 다른 수련생들을 도와주곤 했다. 그러다가 사범님 자리에 서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180도를 돌아서 수련생들과 마주보게 되자 모든 관점이 바뀌게 되었다. (As soon as one moves to the front of the training group and turns around 180 degrees facing the students, everything changes.) 나의 가이드를 바라는 다른 수련생들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 지도자의 위치에 서게 된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책임을 받아들이기를 힘들어 한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책임을 받아들여 가르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성장을 한다. 나는 실로 그렇게 해서 태권도 사범으로서의 경력을 시작하게 되었다.

노베르트 모쉬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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