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5대회에서 경기가 끝난 후 상임심판들의 모습

지난달 28일 일요일 동해에서 열린 세계대학선수권대회 대표선발전 겨루기 둘째 날 경기는 밤 9시에야 끝났다. 선수와 코치들은 물론 경기 운영부와 심판들까지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심판들은 “참가 인원수를 보아 게임수를 확인하고 그에 맞게 코트와 심판의 숫자를 계산해서 준비했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최 측인 대학연맹은 “경기 일정이나 코트 수는 신청한 팀의 불참이나 실격, RSC 승부 등을 감안해 정했다. 그보다는 개회식이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늦춰지다보니 부득이하게 그날 경기가 늦게 끝나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한태권도협회(KTA) 상임심판으로 구성된 심판부에서는 게임수를 다시 확인하며 “내일도 끝나는 시간이 오늘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심판들을 혹사하는 것도 유분수지,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끝난다면 심판을 보지 않고 올라가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심판들의 역성을 들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경기에서 보다 명쾌한 판정을 기대한다면 늦은 시각까지 심판들을 혹사해 집중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될 일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땀 흘려 대회를 준비하고 출전한 선수나 팀에게로 돌아가고, 결과적으로는 주최 측에게로 넘어갈 것이 뻔하다.

협의 끝에 코트 수를 하나 더 늘리고 심판을 8명 추가해 선발전은 무리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심판들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다고 말한다. “상임심판 활동이 무슨 꼼수라도 바라는 것으로 보는 시선에 때때로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태권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하루 7만원 받고 심판 활동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한다.

승자와 패자, 모두가 수긍하는 판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심판의 역량과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들의 집중력과 판단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일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