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4일부터 닷새간 태국 방콕에서 개최할 예정인 제1회 월드컵단체대항선수권대회가 개최장소 변경, 경기방식 등 행사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으며 세계태권도연맹(WTF)의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WTF는 이전까지 월드컵선수권대회라는 명칭으로 2년마다 24개국이 참가해 개인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대회를 치러왔지만 지난 2002년 도쿄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다양한 방식의 경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단체전 방식을 도입하고 참가하는 국가협회 수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대회 개최방안을 의결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집행위원회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필드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월드컵단체대항대회를 미국협회의 대회예산 부족과 전 집행부와의 인수인계 문제 등으로 인해 태국으로 개최지를 변경하는 진통을 겪었다.

이러한 진통은 시작에 불과했다. 체급별로 5명을 참가시킬 수 있는 국가들이 한정돼 있어 참가국 수는 기대이하로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대회 개최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WTF는 월드컵단체대항대회의 경기방식을 바꿀 경우 추진사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참가국가의 수가 적더라도 대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WTF는 지난달 24일 베트남 호치민시의 에콰토리얼 호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개인전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고, 개인전에 참가한 팀들의 성적을 집계해 종합순위(아래 표 참조)를 가린 뒤 상위 8개팀만으로 토너먼트 방식으로 단체전을 진행한다는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단체전만으로 대회를 진행할 것이라던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 개인전과 단체전을 병행하는 대회요강을 확정함으로써 WTF가 월드컵단체대항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고심했던 흔적이 역력하게 드러난다.

이번 대회에 참가예정인 국가는 36개국. 36개국 모두가 5명 이상의 선수를 파견한다는 보장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만약 단체전만을 진행할 경우 예선전에서 탈락한 국가는 서둘러서 짐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대회 자체가 일부 국가 팀들의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또 5체급이라 해도 3체급을 먼저 선취하는 팀이 다음 경기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전체 경기시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어, 대회가 너무 일찍 종료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따라서 WTF는 고심 끝에 개인전과 단체전을 병행하는 대회요강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WTF의 이러한 고심과는 상관없이 대회준비 자체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대회 이름에 걸맞지 않게 단체전 방식이 시험적인 성격으로 포함돼 있어 종전 월드컵선수권대회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대회를 코앞에 두고 지난달 24일에야 대회요강을 집행위원회에서 확정해 각국 선수단이 사전에 대회준비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참가국 수가 적어서 발생하는 문제를 우려했다면 라운드로빈 방식의 단체전으로 진행할 수는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비등하게 나오고 있다.

WTF가 이처럼 골칫거리로 여겨지고 있는 월드컵단체대항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태권도에 다양한 경기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홍철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