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전통술 막걸리를 세계인이 즐기는 술로 만들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팔을 걷고 나선 반면, 전 세계 7천만의 수련 인구를 가져 이미 세계화의 탄탄대로를 달리던 우리 국기 태권도는 정부의 심한 간섭과 독선으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심한 몸살을 앓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우리 쌀 막걸리에 대해 주세 경감과 품질인증 우대, 시설 현대화 자금 지원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막걸리 산업을 지원해 ‘쌀 소비 촉진’과 ‘막걸리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정책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국세청은 우리 쌀로 막걸리를 만드는 업체에 현재 5%인 주세를 절반인 2.5%로 낮춰 주기로 했다. 또 올해 하반기(7∼12월)에 시행할 ‘전통주 품질인증제’에서 국내산 쌀을 사용한 막걸리에는 높은 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정부가 인증한 막걸리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판매를 돕겠다는 뜻이다.

또 시설 현대화 자금도 국내산 쌀을 사용하는 막걸리 업체에 우선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국내산 쌀로 막걸리를 만드는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50억 원의 추가예산을 확보했다. 이 같은 방안은 올해 7월 시행에 들어가는 ‘전통주 등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포함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태권도는 어떠한가? 지난 2006년 당시 태권도계는 태권도 발전과 진흥을 위해 ‘태권도진흥법’이 제정되어야 하며 법이 제정되면 태권도와 국기원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그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고 국기원의 목적사업과 정체성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기원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2008년 6월 태권도진흥법이 발효되며 태권도는 정부의 지원과 육성을 통해 세계화와 국위선양을 가속화해서 그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기원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오히려 태권도는 언론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고 태권도인들도 사태의 추이에 심각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문체부는 국기원의 조직과 운영이 구태를 벗고, 세계 태권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구심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대 쇄신이 필요하다는 명목 아래 정부 산하의 단체로 묶어 두려 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실례로 국기원의 임원은 존경받고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며 그 자격에 공무원법을 적용토록 하고, 정관에 이사장과 원장 선임을 문체부 장관의 승인 사항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등 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태권도인들과의 협의보다는 독선에 가까운 자기주장으로 일관해 왔다는 것이다.

국내외 많은 태권도인들은 세계태권도의 본부라는 국기원이 정부에 예속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정말 태권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식하고 그 가치를 높이려면 국기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진정으로 태권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헤아려 설득력 있는 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무조건 고삐를 매어 잡아당길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