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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정쟁에 갇힌 국기원, 생존권 위협받는 한인 사범중국 내 한인 사범들, 단증 발급 중단으로 고통 호소
  • 양택진 기자
  • 승인 2020.03.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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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이 원장 직무집행정지와 적폐 논쟁에 갇혀 혼란스러운 가운데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은 국기원 단증 발급이 막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내 한인 사범 통합단체 심사권 계약과 단증 발급이 정쟁으로 비화되면서 국기원 단증 발급이 중단된 상황 때문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중국 내 선량한 한인 사범들의 피해와 함께 국기원과 국기원 단증에 대한 신뢰도 역시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국기원 강의실서 열린 제2차 임시이사회 산회 중 최복현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을 비롯한 한인 사범들이 이사들을 상대로 이미 접수된 단증을 발급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5일 국기원 이사회 산회 중 최복현 회장(왼쪽)이 발언을 하고 있는 장면.

최복현 회장은 이사들에게 “국기원 단증은 학부모와의 신뢰 관계를 넘어 사범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행보로 수개월째 접수된 단증을 발급해주지도 않고, 새롭게 접수도 받고 있지 않아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은 현재 사기꾼 또는 사이비라는 오명이 씌워져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0개월이 지나도록 발급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이미 신청된 중국 수련생의 품단증을 즉각 발급해달라”고 호소했다.

덧붙여 “지난 두 달 동안 수차례 국기원을 방문하여 설명과 애원을 반복하였으나 중국 내에서의 이 문제가 미칠 중대성은 이해하지 못하고, 국내의 소모적 정쟁으로 하염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며 “당장 밀린 단증을 발급하고 또 우리 한인 사범들이 원활하게 승품단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여 중국에서 계속해서 태권도를 보급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쟁으로 비화된 중국 심사권...단증 발급 및 접수 모두 봉쇄

현재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이 접수한 국기원 단증은 지난해 10월 이후 신규 접수를 받고 있지 않을뿐더러 그 전에 접수된 단증 역시 발급이 보류되어 있다.

중국 내 한인 사범 통합단체였던 재중국한국인사범연맹과 국기원의 심사권 계약이 정쟁으로 비화되면서 조기 계약 해지 및 단증 발급과 접수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앞서 2018년까지 국기원과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의 심사권 계약 파트너는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였다. 그러나 2018년 말, 계약 종료 시기와 맞물려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가 재중국대한체육회로부터 제명된 후 한인 사범 단체가 분할되었다.

국기원은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통합단체를 구성해 심사권 계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고,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와 대한태권도중국연합회, 그리고 재중한인사범연맹이 재중국한국인사범연맹으로 통합되어 지난해 5월 심사권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영열 원장이 당선된 후 중국 내 한인 사범단체와의 계약 체결과 단증 접수 및 발급과 관련한 민원이 국기원 안팎의 정쟁과 적폐 논쟁으로 비화되면서 같은 해 10월 말 계약이 조기 해지되었다.

여기에 최영열 원장이 중국 승품단 심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42일간 현지 조사를 진행했고, 이어 해당 사안이 상벌위원회로 넘어가 있다.

국기원은 지난 1월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특조위가 결과보고를 하였으나 특정된 물증 없이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중국 내 한인 단체와의 심사권 계약과 단증 접수 및 발급을 공모 및 부정단증으로 단정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이 현지에서 10월 이전에 신청한 단증은 올해 3월 기준 최장 10개월까지 발급이 보류되었고,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의 원성이 커졌다. 

최복현 회장은 “국기원과 재중국한국인사범연맹과의 계약과 단증 접수 및 발급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정상적으로 심사를 봐서 재중국한국인사범연맹에 접수를 한 것이고, 통상 한 달 이내면 국기원으로 접수가 된다. 그런데 소량으로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는 7, 8월에 심사를 봐 접수한 것이 보류되어 있다. 만일 계약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조사를 하고, 정상적으로 신청된 단증은 발급을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10개월 가까이 발급을 해주지 않고 있으면 우리는 어쩌라는 것이냐”고 밝혔다.

이어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 소속 회원도장에서 지난해 10월 이전 국기원에 접수한 단증 1,058장이 그대로 묶여있다. 처음에는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그다음에는 이사회 보고를 얘기하고, 나중에는 상벌위원회에 넘어가 있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재중국대한태권도협회의 경우 한 달에 500명 정도가 심사를 본다. 지난해 10월 이후로는 심사만 보고 접수하지 못한 단증들도 쌓여 가고 있다.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의 생존권은 물론이고, 중국 내 국기원 단증의 가치에 대해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인 사범 생존권 위협 호소에 대응책은 있나?
다음 이사회서 보고키로...합리적 대책 마련해야

현재 중국에는 통틀어 약 20만 개의 태권도장이 있고, 이 중 200명 이상의 한인 사범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 사범이 직접 도장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중국인이 운영하는 도장의 사범으로 고용되어 일하는 경우도 있다. 또 중국인 도장의 지도관장으로 고용되어 사범들을 교육하거나 VIP들만을 전담으로 교육하기도 하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도장에 총관장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봉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디까지가 한인 사범 도장인지, 또 어디까지가 부정단증인지 단정 짓기도 어렵다.

더욱이 중국태권도협회는 2019년 1월부로 자체단증을 발급하고 있다. 국기원은 지속적으로 중국협회와 심사권 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처럼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이 이미 신청한 단증 발급 보류 및 신규 단증 접수가 중단될 경우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최복현 회장은 “중국은 자유시장 체제이지만 정치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이고, 공산당 체제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한인 사범들의 활동에 변수가 생길 수 있고, 중국태권도협회와의 관계 역시 복잡하다. 따라서 통합된 한인 사범 단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기원이 중국협회와의 관계에서 한인 사범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한인 사범들이 직접 심사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투-트랙의 정책이 필요하다. 중국 태권도장 역시 면세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유한공사(한국의 사업자등록증)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어 가능하다”고 말한다.

즉, 한인 사범 단체는 중국 내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한인 사범 통합단체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회원들의 이탈이 발생할 경우 한인 사범들이 직접 국기원에 단증을 접수할 수 있도록 해 단체의 기능과 역할의 질을 높이고, 일선 한인 사범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내 한인 태권도장 수련 장면.

최복현 회장을 비롯한 한인 사범들이 이 같은 고통을 호소하자 일부 국기원 이사들은 동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각에서는 담당 부서의 종합적 보고와 현재 진행 중인 소송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기원은 다음 이사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뚜렷한 대응책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기원이 적폐 논쟁과 정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이 중국 내 선량한 한인 사범들은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 사태가 중국 내 한인 사범들의 생존권 위협은 물론 중국태권도협회와의 향후 심사권 계약, 그리고 중국 내 국기원 단증의 치명적 타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기원의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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