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의 김 관장님은 슬하에 자녀가 3명인데 큰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어 신혼집을 마련해주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김 관장님은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를 큰아들 김중배 씨에게 양도하려고 한다. 3억 원에 분양 받은 아파트인데 현재 시가는 대략 5억5천만 원 가량이다.

아들에게 파는데 5억5천만 원을 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시세대로 팔아 봤자 양도소득세만 많이 나올 것 같아  분양가 그대로 3억 원에 양도하기로 하였다. 분양 당시 납부한 취득세, 등록세까지 계산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고 판 셈이다. 이에 김 관장님은 양도소득세신고 시 결손으로 신고하여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 김중배 씨는 얼마 전 세무서로부터 증여세를 납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증여 받은 게 없는데 무슨 증여세를 낸단 말인가? 이에 김 관장님은 절세의 달인 정 세무사를 찾아 그 이유를 물어봤다.

싸게 사거나, 비싸게 팔면 증여시가보다 너무 싸거나 비싸게 재산을 양도하면 양도자와 양수자 중 한 명은 분명히 이득을 볼 수밖에 없고 이익을 얻은 자는 세금을 내야하는 것이 과세의 형평성에 맞는다. 이에 세법에서는 김 관장님 부자의 경우처럼 아들 김중배 씨가 얻은 약 2억5천만 원 정도의 이득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한 것이다. 즉, 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반대로 시가보다 비싸게 재산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양도자가 이득을 보게 된다. 이때에는 이득을 본 양도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이다.

시가 30% 또는 3억이 과세 기준 그러나 시가란 계속 변하기 마련이고, 5억5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5억2천만 원에 팔았다고 해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 엄격하다. 그렇기 때문에 증여세가 부과되는 경우는 시가와의 가격 차이가 현저한 경우에만 한정된다. 현저한 가격차이란 시가와 대가와의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이거나 3억 원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김 관장님의 경우 시가 5억5천만 원에서 시가의 30%인 1억6천5백만 원을 뺀 3억8천5백만 원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양도하였기 때문에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것이다. 만약 김 관장님이 15억 원짜리 건물을 아들에게 양도한다고 가정한다면, 최소한 12억 이상은 받고 팔아야 증여세 부과를 피할 수 있다. 시가가 얼마가 됐든 시가와 3억 원 이상 차이가 나게 양도양수를 하면 증여세가 과세되기 때문이다.

차액 모두에 세금붙는 건 아니다시가와 현저하게 차이 나는 가격으로 거래를 하더라도 시가와 거래금액 차액 전체에 대해서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즉, 김 관장님의 경우 시가 5억5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3억 원에 팔았다고 해서 차액인 2억5천만 원에 대해서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증여세가 부과되는 대상 금액은 시가와 거래금액의 차액 중에서 시가의 30%, 또는 3억 원 중 작은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인 8

천5백만 원에 대하여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세법에서는 재산을 양도하는 데 있어서, 시가의 30%까지는 거래정황상 인정을 하지만(시가가 높은 경우에는 3억 원 정도까지), 시가와 거래금액 간의 차이가 그 이상일 경우에는 실질적인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물리므로 너무 싸거나 비싼 가격에 친족 등 특수관계자 간에 거래했을 때에는 예상치 못한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또한 너무 싼 값에 양도했을 때 양도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취득가액이 낮기 때문에 결국 나중에 더 많은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므로 친족 등 특수관계자 간 부동산 거래를 할 때에는 거래금액을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된다.

정성희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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